이러든 저러든 시간은 흐른다
군대 시간도 흐른다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힘들고 고생스러워도
시간은 흐르고 나이는 먹어가는 거 같습니다.
요즘 한창 유행하는 책 , 채식주의자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을 수상해서 엄청난 화제가 되고 있는 책이지요
저 역시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서 도서관에서 대출하려고 했는 데
워낙 인기 있는 책이라 그런지 대기가 엄청 길더라고요
그런데 순간 번득이는 생각 그래 우리 똥똥이 학교 도서관
물어보니까 역시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대출 좀 해달라고 해서 읽었지요
똥똥이도 읽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오랜만에 같은 책을 읽고 토론해보고자
열심히 읽었는 데.... 이것이 참 책이 묘하더군요.
은근히 성적인 장면들도 있고 , 사회통념상 윤리상 허용되지 않는
박찬욱 감독이 동성애에 대한 금기를 깨뜨렸다고 연일 호평중이던데
이에 맞서는 한강 작가의 형부와 처제의 금기를 깨뜨려버렸더군요.
읽으면서 참 뭐랄까요? 외국 유수의 시상식에서 상 받으려면 진짜 뭔가 금기를 깨야하나?
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채식주의자는 생각할 게 분명히 많은 책인데 , 중간에 형부와의 설정이 나로 하여금
불쾌함과 역겨움을 불러일으키더군요.
주인공 영혜가 왜 채식을 하게 되었냐에 대한 부분은 저는 충분히 이해가 되었습니다.
트라우마에 대한 기억, 어릴 적에 자신을 물어버린 개를 잔인하게 죽여서 먹은 친정아버지
그 트라우마가 어느 순간 꿈으로 깨어나면서 생겨난 육식에 대한 공포증.
그러면서 결국은 자연의 일부가 되고 싶어서 스스로 목숨줄을 놓아버리기 시작하는 영혜의 모습 등
문장은 간결했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영어로 번역해도 충분히 내용 전달이 되기 좋았다고 봅니다.
다 읽고 똥똥에게 물었지요 " 넌 이 책 어떻게 생각해?"
"미친 여자야"..................... 한마디로 똥똥이는 영혜라는 주인공에 대해서 정의 해버 리더군요
어찌 보면 우리 집 똥똥이의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꿈을 꾸었다!!!!!!!!!, 꿈을 꾸었어!!!!!!!!!!!!!, 이 말로 갑자기 자신의 몸을 혹사시키면서 채식을 한다는 건
거기에 제가 역겹게 생각한 형부와의 관계 등은 미친 여자로 딱 잘라 말할 수 있는 부분인 거 같습니다.
한 권의 책을 완독함과 함께 찾아온 끔찍한 공포
컴퓨터 바이러스... 무려 랜섬 바이러스
모든 컴퓨터 안의 파일들을 암호로 만들어버리고 절대로 복구하지 못하게 만들어버리는
한마디로 최악질의 바이러스.
이 바이러스에 걸려서 컴퓨터를 완전히 포맷하고 말았네요
신랑은 그동안 모으고 모았던 FM자료들을 한순간에 다 날리고 아직도 복구할 엄두를 못 내고
저 역시 우리 가족의 소중했던 순간들이 담긴 사진들을 백업해놓지 못한 사진들은 모두 날렸네요
그뿐만 아니라 음악파일 , 영상편집 프로그램 포토샵 등등 다 날리고 한마디로 멘붕에 빠져있습니다
어떻게든 정신 차리고 중요판 파일들이라도 다시 깔아야 하는 데 너무 허탈하고 어이가 없어서
아무것도 못하고 그저 컴퓨터를 바라보면서 웃고만 있답니다.
제가 공포영화 컨저링 2를 혼자서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던 멘탈이 컴퓨터 바이러스에 무너져 내렸네요
이렇게 저렇게 일들이 있음에도 시간은 흐르고 있더라고요.
문득 벌써 수요일이네요.
컴퓨터 자료들을 깔건 깔아야겠는 데 이 허탈함을 어찌 이겨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시간은 흐르고 모든 자료들을 날려버린 아픔에 조금씩 조금씩 새살이 돋아나면
흰 여백에 글자 하나하나를 새기듯이 채식주의자 속의 한 장면인 인간의 몸에 그림을 그리듯이
저도 다시 컴퓨터 안에 하나씩 하나씩 채워 넣어야겠습니다.
아무리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고 괴로운 일들이 많아도 결국은 시간은 흐르고
아픔들 위에 새살들이 돋아나면서 치유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