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엄마_7

엄마는 영포자 아니다

by foreverlove

요즘 정말로 정신줄이 오락가락하고 있네요

회사에서 대거 사원들을 정리하고 그래서인지 마음도 뒤숭숭하고

또 사람들도 많이 예민한 상황이고 그렇네요, 이상황에서 저도 참

이리저리 많이 깨지고 다치고 그러다 보니 마음에 상처가 좀 생겨나고

정말로 내가 내가 아닌 상황에서 어떻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지 조차

그런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예민함과는 거리가 먼 조금 둔한 편의 성격이었는데

연로하신 시할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저도 모르게 예민해져 버리더군요

6년이란 시간 동안 늘 머리맡에 의료보험증을 챙겨두고

지갑이랑 비상시를 대비한 물건들을 챙겨두고 살았던 그 시간들이

저를 많이 예민하게 만들어버린 거 같아요

언제 갑자기 아프셔서 119를 불러, 응급실에 가야 할지 몰랐던 그 시간들

늘 긴장 속에서 살아야만 하고, 손자가 1분이라도 늦게 오면 왜 안 오냐고?

늘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면서 나를 쪼으시던 시할머니..

시할머니의 시계는 늘 3분이나 일찍이 맞추어져 있었고 , 그러다 보니 그분의

시간은 3분이 앞서가는 시간이었지요


신랑이 회식이라도 있어서 늦게 들어오는 날엔 난 나의 방에서 나가질 않을 정도로

귀가하지 않는 손자를 기다리는 시할머니의 물음이 너무나도 듣기 싫었습니다

난 아기랑 함께 나의 방에서 화장실도 못 가고 꾹 참아 가면서 그렇게 지긋지긋한

"왜 안 오니?" 이런 소리 들을 참아내야만 했지요.

그래서 저는 지금도 우리 집에 시계들을 하나도 두질 않고 있습니다

시계만 보면 그때 그 시절이 떠올라....;;


많이 예민해지기 시작했던 시절들, 그리고 그 예민함과 스트레스는 나로 하여금

2번의 유산이나 겪게 했던 시간들이기도 했습니다


한번 예미 해지고 날카로워진 신경 줄은 평생 나를 괴롭히고 옥죄는 시간이 되어서

저는 지금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화불량에 수면장애를 겪고 있지요

9월 초부터 내내 직장에서 말도 못할 스트레스에 저는 또 결국 소화불량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고통 속에 살기 시작했는데


어느 날 문득 큰언니가 힘이 되는 글귀를 보내주더군요














지금 이글을 읽는 순간 좋은 일이 생길 거다라는 글귀

기분이 좀 많이 나아지고 , 행복해지는 순간이더라고요...

집에 와서 똥똥에게도 보여주는데 이모가 보낸 거네 하더군요

음.. 언니가 나한테만 보낸 게 아니라 우리 집 똥똥에게도 보내주었더군요

"설마 엄마 이거 해석 못한 거 아니지?" 하면서 저를 의심의 눈초리로 보더군요

이 눔이~~ 그래도 영어는 포기 안 한 엄마인걸 모르나 싶어서 내심 섭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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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 보내준 언니의 숙제

우리 집 똥똥에게 해석 좀 해라 했더니 엄마가 해야지 이런 겁니다

"너 모르지?"

"엄마 이젠 안 당해 , 나를 그렇게 도발하면 해줄 줄 알고 엄마가 직접해"

이러면서 안 해주더군요


"이눔아 엄마는 수포자이긴 하지만 영포자는 아니다"... 라면서 큰소리를 땅땅 치곤 말았네요

요즘 수학이 너무 어려워서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다지요, 그들을 수포자라 부르고요

저도 수포자 중의 한 명인 데, 저는 3 대멀미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차멀미 , 숫자멀미, 지도멀미... 다행히 우리 집 똥똥은 엄마의 숫자멀미는 이어받지 않아서

너무 다행이라고 할까요.

엄마 아빠의 좋은 점만 섞인 DNA라고 하고 싶지만.... 음치랑 몸치는 저를 닮았네요


엄마는 영포자가 아님을 보여주기 위해서......

나름 해석을 했더니 참 좋은 글귀더라고요[세상이 원하는 데로 살지 말고 네 모습을 잃지 말아라]

뭐 이런 뜻을 내포한 거 같네요... 아니면 저 망신 망신

본래의 네 모습을 잃지 말고 , 세상이 원하는 데로 되지 말고 네 자신을 잃지 마라는.... 글귀

요즘 저에게 꼭 필요한 말인데 언니가 또 제때 응원의 글귀를 보내주었네요


언니가 보내준 응원의 글들 덕분에 다시 힘을 내서 나답게

으싸으싸 하면서 엄마로서 직장인으로서 그렇게 다시 한 번 더 기운을 내어봅니다


그렇지만 응원의 글은 좋지만............................. 솰라솰라는 좀 ''

똥똥 엄마가 수포자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영포자는 아니다..!!라고 큰소리 뻥뻥 치는데

왠지 우리 집 똥똥이가 저한테 숙제를 잔뜩 내줄 거 같은 기분이네요


참고로 랑이는 기권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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