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지에 그려놓은 붉은 낙서 앞에
너를 세우고 목소리를 높이려던 순간,
내 입에서 나온 말은 내가 아니었다.
"어휴, 내가 너 때문에 못 살아!"
어린시절의 내가 세상에서 가장 듣기 싫어했던
우리 엄마의 목소리였다.
너의 얼굴 위로 나의 개구쟁이 시절이,
나의 얼굴 위로 엄마의 고단한 하루가,
한 장의 필름처럼 겹쳐 지나간다.
나는 오늘,
엄마의 잔소리 속에 숨어있던 서툰 사랑의 진짜 의미를 배운다.
너는 나를 키우고, 나는 엄마를 이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