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입원이 찐이다

유방암과 함께 다시 걷는 시간_16

by 포에버선샤인

나는 수요일에 입원해서 목요일에 수술을 받았고 그다음 날인 금요일에 동생이 왔다. 남편이 와 있던 목요일은 4인실이 다 차 있어서 8명의 사람이 그득한 가운데 간호사도 수시로 드나들고 의사도 자주 오고 했으니 정말 분주하고 병실이 바빴다.


병실 담당 간호사는 3교대를 하는 것 같다. 간호사가 바뀌면 한 번씩 다 돌며 상태를 체크한다. 4명의 환자에게 담당 의사와 레지던트가 오고 간호사도 온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병실 담당 간호사가 와서 다시 한 번 다 체크하고 지나간다. 4인실인데도 이렇게 수시로 누군가 왔다 갔다 하니, 예전의 6인실이면 거의 누군가는 항상 방문해 있는 수준이었을 것이다.


동생이 온 금요일 점심에는 나 혼자 남았다. 다른 세 침상의 환자들이 금요일 오전에 다 퇴원해 버렸다. 주말에는 의사 선생님도 잘 안 오고 그래서 그런 걸까? 있어 보니 토요일에는 회진을 온다. 일요일에는 선생님도 쉰다. 그 복작이던 병실에 햇살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람들로 가득 차서 답답하던 공간이 침대가 장식품처럼 놓여 있는 햇살 가득한 큰 방으로 변했다.


4인실을 1인실처럼 쓰는 그 기분은 어떨 것 같은가? '마음의 평화~ 그 자체'다. 사람들은 의사 선생님이 회진도 안 오는 데 뭐 하러 돈 내고 주말에 입원해 있냐고 한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수술 후 회복을 위해서 입원해 있는 거라면 주말 입원이 찐이다. 일단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전체 병동의 입원 환자가 거의 반 이하로 준다. 물론 간호사 스테이션에 있는 간호사도 준다. 평일에 4-5명이 근무한다면 주말에는 1-2명이 근무한다.


수술 후 회복하는 데 중요한 것은 물론 선생님의 회진도 있지만 환자의 편안함이다. 속도 더부룩하고 아픈데 병실에는 사람이 꽉 차 있다. 어디 가서 앉을 곳도 마땅치 않으면 편히 쉴 수가 없다. 병실 안에 나에게 주어진 공간은 침대 하나와 보호자 의자 하나가 놓인 공간이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답답하다.


그래서 나는 거의 방 앞에 있는 휴게실에 자주 나와 있었다. 프라이버시를 위해 커텐을 치고 있으면 더 답답하다. 커튼을 걷고 있으면 돼지 않냐고? 침상이 안 그래도 화장실 옆이라 모든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다 둘러본다. 그것도 싫다.


수술 전 입원했을 때는 수술에 대한 긴장감 때문에 답답한 공간에 대해 별 생각 없었다. 내 컨디션이 최악이었던 수술 당일 목요일에는 진심으로 1인실에 가고 싶었다. 몸이 너무 힘드니 다른 사람들까지 다 거슬렸다. 그들도 계속 아파서 헐떡거리고 토하는 내가 거슬렸을 거다. 그래서 그다음 날인 금요일에 '정말 1인실로 옮길까' 하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우주가 나를 도운 것일까? 나는 생각만 품고 있었다. 물론 기도도 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모두 퇴원해서 4인실이 1인실이 되어 버렸다. "꺄악~" 콘서트에서 좋아하는 가수를 볼 때 같은 엔돌핀이 솟아났다. 물론 기운이 없어서 약하게 내적 희열로 솟아 나왔다.


금요일 오후가 되면서 4인실을 통째로 쓰게 되니 동생도 마음이 편한지 콧노래를 불렀다. 우리 둘이 편하게 밥 먹고 휴대폰으로 예능도 소리 켜놓고 보고 조용한 가운데 낮잠도 잤다. 완전 쾌적함지수가 수직상승이다. 토요일까지 그렇게 편하게 자고, 동생은 일요일에 집에 갔다. 다시 바톤 터치로 남편이 왔다.


앞에 맛있게 밥 먹는 사람이 앉아 있어야 나도 죽을 다 먹을 수 있다고 했더니 남편도 왠지 오버스럽게 맛있게 밥을 먹는다. 아직도 죽을 보면 한숨이 먼저 나오지만 그래도 일단 넘어는 간다. 이러다가 5박 6일이나 입원했는데 병원밥은 실제로 입원한 날 저녁 딱 한 번만 먹고 집에 가게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여전히 밥만 먹으면 기절할 것처럼 졸리다. '죽을 소화시키는 데 그렇게 큰 에너지가 필요한가 보다' 하는 깨달음이 왔다. 일단 수술 상처 회복에 매달리느라 기운이 별로 없을 테고, 얼마 없는 나머지 기운으로 죽을 소화시키고 있는 듯하다. 어제 한숨도 안 자고 계속 걸었던 여파로 밤새 기절했었다. 잠이 더 고팠던 건지, 아니면 남편은 동생처럼 그렇게 말을 걸어주지 않아서였는지, 내가 떠들썩함이 없어서였는지 오후 내내 따뜻하고 조용한 병실에서 또 꿀잠을 잤다.


저녁에 동생이 또 왔다. 저녁에 들르러 온 간호사에게 내일 일요일도 이 병실이 이렇게 비는지 물어보았다. 내일은 누군가 들어온다고 한다. 내일 오후에는 누군가 오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얼마 안 남은 1인실 바이브를 즐겼다.


#유방암 #4인실 #1인실 #수술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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