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절제냐 전절제냐

유방암과 함께 다시 걷는 시간_08

by 포에버선샤인

특별히 인식하기 전부터 같이 있던 존재들은 그 소중함을 모르고 지낼 때가 많다. 부모님처럼 말이다. 언제부터 나의 가슴을 그리 사랑했는지 모르겠다. 그 어떤 불만과 고민도 없이 그냥 내 몸의 일부였다. 그런데 한쪽 가슴을 절제하고 보형물로 채운다고 하니 왠지 마음이 섭섭하다. 다른 암도 절제하지만 절제하고 남은 부분이 눈에 보인다거나 만져지는 것은 아니다.


내부장기에 생긴 암과 달리 유방암은 겉으로 티가 나는 암이다. 위암, 폐암, 간암... 모두 암이 있는 장기를 얼만큼 절제했는지 겉에서는 모른다. 그러나 유방암은 다르다. 절제 방법과 위치에 따라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달라진다. 그리고 그 모양변형이 환자에게 주는 정신적 영향이 크다. 지금 이렇게 전절제라는 말을 듣고 잠이 안 오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있을 때는 몰랐는데 갑자기 떼어낸다고 하니 그 끄트머리라도 부여잡고 싶은 마음이다. 이때부터 고민과 방황에 빠졌다. 부분 절제만 하면 안 될까? 다른 선생님에게 가면 결과가 바뀔까? 하다가도 안전을 위해서는 전절제가 맞는 것 아닐까? 하며 마음이 답답해진다.


친구 은미에게 전화를 해서 "나 전절제 꼭 해야 하는 걸까?"물어보았다. 은미는 작년 2월에 유방암 진단을 받고 부분절제 수술을 한 친구다. 은미는 재발이 무서워서 전절제를 하고 싶었다고 한다. 의사 선생님께 말했는데 전절제를 안 해주었단다. 그러면서 "전절제도 하고 싶다고 하는 게 아니야. 해야 하는 상황이니까 의사 선생님이 하자고 했을 거야."라고 말해주었다.


재작년 유방암을 이겨낸 수지에게 "다른 의사 선생님에게 가면 결과가 달라질까?" 물어보았다. 다른 선생님에게 가도 결과는 마찬가지일 거라고 했다. 요즘 유방암 치료는 매뉴얼화되어 있어 어느 병원에 가나 다 보는 게 비슷하니 그냥 믿고 가란다. 낮에는 다른 걸 하느라 모르겠는데 밤에 자려고 누우면 또다시 이랬다 저랬다 하면서 혼자 냉가슴을 끙끙 앓는다.


답답한 마음에 챗GPT에게 상담한다. 유방 전절제술을 하는 기준은 뭐냐고 챗GPT에게 물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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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는 2번이구나' 그래서 전절제술을 해야 하는 거구나! 다른 선생님에게 가도 같은 결과가 나오리라는 것을 이제는 수긍했다. 챗GPT가 정말 상담사가 되어주었다. 혼자서 고민할 때는 '부분절제만 되지 않나'하고 희망회로를 돌리다가 이렇게 구체적인 자료가 나오니 수긍하게 된다. 그러나 수긍은 잠깐이고 또 미련이 남았다.


요즘 대학병원은 암이라는 진단서를 가지고 와야 환자로 받아준다. 집 근처 유방외과에서 여러 검사하고 조직검사를 통해 암진단을 받았다. 그 의사 선생님에게 갔다. 그 선생님은 분당 서울대 병원에서 전문의로 근무하다가 유방외과를 낸 분이다. 대학병원에서 시행한 여러 검사 결과지를 가지고 가서 '이런 상황인데 전절제를 해야 한다고 한다. 이게 맞는 거냐?' 물어보았다.


선생님의 말로는 맞단다. 대학병원 유방외과 선생님과 같은 말을 했다. 이렇게 범위가 넓으면 부분절제로는 유방의 모양을 살리지 못한다고 했다. 암을 제거하되 원래의 유방모양을 되도록 변형시키지 않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유방암 수술인 것이다.


'아~ 전절제술을 하는 것이 맞는 거구나'. 이제 받아들이기로 했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앞으로는 암세포가 유두까지 침범하지 않았기만을 기도하기로 했다.


#유방암 #전절제 #고민과방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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