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과 함께 다시 걷는 시간_03
암진단을 받았다고 바로 치료를 시작하는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환우들이 말하기를 진단 받고 나서 의사선생님을 처음 만나기까지의 시간이 가장 불안하고 괴롭다고 한다. 보통 진단후 주치의 선생님을 만나기까지 2주에서 4주가 걸린다. 나의 경우는 2주가 좀 넘게 걸렸다. 그동안 나는 일단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다. 왠지 면역이 떨어질수 있으니 감기나 독감에 걸리면 안될것 같아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다.
'감사하다~' 하고 암진단을 받아들였지만 나에게도 곧 마음이 시끄러운 시기가 닥쳤다. 2주동안 정말 불안해서 뭐라도 해야 했다. 일단 유방암이라는 것에 대해 공부를 시작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이 내가 뭔가 알아야 교수님의 말도 알아들을 것 같았다. 공부를 할수록 치료하는데 돈도 많이 들고 사례도 다양하는구나 싶다. 시간이 흐르면서 '왜 내가 이 병에 걸렸을까?' 하는 원망의 마음이 들었다. 도대체 내가 뭘 그리 잘 못했나?
유튜브로 유방암 공부를 했다. 혼자 분노와 괴로움 사이의 어딘가에 어정쩡하게 있던 나에게 유튜브에 나오는 의사의 말 한마디가 큰 위로가 되었다. 전세계적으로 유방암이 여성 암 1위이고 발병율이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유방암에 걸리는 이유는 '대부분 운'이라고 했다. 호르몬제 때문에 걸린다? 그러면 호르몬제 안먹고도 걸리는 사람은 어쩌라고? 술 많이 마셔서 걸린다? 그럼 술 더 많이 마셨는데도 안 걸리는 사람은 어쩌라고?
이런 논리로 볼때, 유전적인 경우와 생활 습관적인 경우가 있으나 대부분 유방암이 걸리는 것이 운이라고 했다. '응~ 그렇구나 내 운이 그런거구나' 이렇게 생각하니 길가다 똥 밟은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 편하자고 그 말을 믿기로 한 것 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 스스로에게 하던 "왜 유방암에 걸린거냐?"하는 질문이 멈췄다. 뭘 잘 못한 것이 아니라 그냥 그런 운인거다. 그리고 '나을수있다' 라는 확신을 가지고 잘 치료하면 되는거다. 내친구 수지처럼.
수지에게 전화를 했다. 그녀의 투병기를 들고 싶어서다. 유방암을 겪어낸 수지를 만나서 그 경험담을 들어보았다. 수지가 말하길, 요즘은 정말 여성 4명중에 한병은 유방암에 걸렸거나 지나간 사람인 것 같다고 했다. 직장생활을 하며 많은 사람을 만나는 수지는 주변에 많은 유방암 사례를 보았다고 했다.
수지 주변의 젊은 유방암 환자들을 보면 시험관 출산한 사람들이 좀 있다고 했다. 시험관 시술하려면 인위적으로 호르몬을 넣어서 난자가 한꺼번에 많이 나오도록 해주어야 한다. 그런 호르몬 교란이 영향이 있을것 같다.
순리대로 가지 않으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많다는 결론이다. 그 중에도 유방암에 걸린것은 스트레스 같은 트리거가 있었다는 거다. 암세포가 생기게 한 나의 트리거는 무엇이었을까? 작년에 일어났던 일들을 돌아보게 된다.
수지에게 암요양병원에 대해 들었다. 암요양병원은 왜 필요한지 몰랐었다. 항암제에는 두가지 타입이 있는데 한가지는 구토가 심해서 아무것도 못 먹고 두번째는 구토는 좀 덜한데 전신 근육통이 심해서 잘 걸어다니기 힘들다고 한다. 이럴때 돌봐줄 사람이 없으면 요양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고 했다. 가서 영양수약이라도 맞고 입맛이 없을때 서로 먹어야 한다며 격려한다고 했다.
그리고 암 요양병원에서 얻게 되는 정보도 상당하다고 한다. 자기보다 먼저 치료가 진행되는 사람을 보면서 미리 마음의 준비와 대비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수술을 하고나면 통증이 심한데 먹는 약으로는 그 통증이 잘 가라앉지 않는다고 한다. 이때 요양병원에 가면 진통제 주사로 받고 열이 날때 처치도 받을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했다. 갑자기 나도 요양병원을 찾아 보야야 할 것 같다.
수지를 만나서 항암-수술-방사선 과정을 듣고나니 좀 덜 불안해 진다. 이번에는 보험 에이전트를 만났다. 2년전에 수지의 유방암 투병이야기를 듣고 보험을 들었는데 이렇게 빨리 쓰게 될 지는 몰랐다. 보험에이전트에게 전화를 했다. 첫마디가 "아이고~ 어떻게요~"다.
그러더니 최근 몇달동안 유방암 암보험과 실손보험 처리를 벌써 몇건을 했는지 모르겠단다. 주변에 정말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때 보험금을 좀 더 높이 들어 둘걸... 이라 했다. '들어둔것만도 어디냐~'라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에이전트를 만나 내가 들어둔 암보험이 어떤것이었는지 설명을 들었다. 무엇을 어디까지 보장한다는 것을 들으며 또 한번 마음이 놓인다.
이렇게 주치의 선생님을 만나기까지 유튜브도 찾아보고 수지의 경험담을 듣고 보험내용을 확인하면서 불안도 좀 가시고 마음도 좀 편해졌다. 어차피 걸린거 누굴 탓하고 뭘 원망하랴! 다 부질없다! 이럴땐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보아야 한다. 보험있고, 물어볼 친구도 있고, 도와줄 가족도 있고, 지금 내 건강상태도 좋고! 이제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그래 한번 해보자!' 며 맞짱 뜨면 된다. 들어와,들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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