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뭘 쥐고 태어났니
도떼기시장통과 같은 열화
너의 날이라는 표식은 차치하고
모두의 두 눈에 걸리는
하얗고 조그만 손
가만가만
미래를 더듬는 손길에
번져가는 불길 속
한 바가지의 물을 끼얹은 듯
삽시간 일동의 침묵
피와 함께 너를 게워내며
세상 밖에 잉태한 조물주 또한
자그마한 손아귀의 점괘를 기다린다
또르륵
눈알 굴러가는 소리
네 점괘의 무방비함과 대범함
우리는 어쩌면 처음의 점괘를 일평생 지니고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몽당연필의 네모반듯 주황빛 자태
명주실의 허여멀건한 느적거림
조그마한 손바닥엔
평생의 기복이 담겨
너는 그 기복을 마치 타고난 것처럼
그 모양새대로 흘러가겠지
평생을 앞다퉈 너와 함께
흐느끼고 짓무르며 흘러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