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읽었던 책 『아이가 잠들면 서재로 숨었다 - 김슬기 작가 』에서 눈에 쏙 들어온 글귀가 있었다. 부끄럽게도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 사실을 전혀 몰랐다. 수유를 길게 하지 않아서 큰 변화가 없었던 것인지, 남편인 나에게 내색을 안 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임신과 수유 이후 몸의 변화가 달갑지 않다는 사실이다.
1년간의 수유가 끝난 뒤 나에게 남은 건, 쭈글쭈글 바람 빠진 풍선처럼 탄력을 잃은 채 늘어진 가슴뿐이었다.
《아이가 잠들면 서재로 숨었다 中》
모유 수유는 아기를 위한 사랑이자 희생, 아기와 애착형성 그리고 아기에게 중요한 영양소로서 의미가 있다는 것에는 동의를 하지만 모든 사람이 꼭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모유수유를 꼭 하라고 강조하고 싶지도 않고, 강조할 자격도 없다. 하지만 모유 수유는 엄마에게도 의학적 장점이 분명히 있다.
암의 예방
여성의 몸 안에 흐르는 여성호르몬은 농도가 올라가고 내려오는 주기적인 사이클을 가지고 있다. 이 주기에 따라서 생리를 하고, 에스트로겐의 노출이 계속되는 경우 여러 암의 발생률이 올라간다. 대표적으로 잘 알려진 암은 유방암과 자궁내막암이다. 에스트로겐은 여성을 남성과 다른 몸의 형태와 기능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그 호르몬이 과하면 건강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른 초경, 늦은 폐경, 비만, 모유수유를 하지 않은 경우, 첫 임신을 늦게 한 경우, 출산을 하지 않은 경우, 생리를 수개월간 하지 않는 이벤트가 반복하는 경우에 에스트로겐의 지속적인 노출이 발생하고 이러한 요인들은 유방암과 자궁내막암의 위험을 올린다.
참고로, 2016년 여성에서 암종별 발생 순위 유방암, 갑상선암, 대장암, 위암, 폐암 순이었다. 2017년 자료는 2019년 12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다행히도 모유수유를 한 여성, 특히 1년간 모유수유를 한 여성에서는 유방암의 위험이 감소한다. 자궁내막암의 경우 임신경험이 없는 여성에서 2-3배, 비만인 경우 3-10배, 폐경이 늦은 경우에 2.4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 임신을 하고 수유를 해야 한다는 뜻이 NEVER NEVER NEVER 아니다. 고생한 엄마들에게 마음속으로 박수도 쳐주면서 기존에 알고 있던 내용 이외에도 추가적으로 위로의 말을 하고 싶을 뿐이다. 모유 수유를 오래 하면서 아름다움을 많이 잃었다고 느낀 여성에게 '나중엔 돈으로 사고 싶어도 못 사는 혜택'이 있다는 것... 이러한 위로가 와 닿지 않으리라 생각도 되지만 사실이니깐 알려주고 싶었다. (왜 여성만 이런 고충을 겪어야 하나, 불공평한가에 대해선 나의 수준을 벗어나는 문제이다.)
그깟 암
그깟 암, 미리 검진하고 치료하면 되는 것 아니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는 방식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가 되었을 때의 심신의 괴로움을 겪지 않아서 그럴 것이다.
몸에서 어떤 혹이 발견되었을 때 암에 대한 검사 결과만 나오길 기다리며 걱정하는 그들의 마음을,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는 우리의 마음을, 그리고 암으로 진단 되었을 때 겪는 모두의 속상함을...
ps. 몸의 변화를 겪었던 아내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도 못한 점. 내색하지 않아도 눈치채지 못한 점. 미안하고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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