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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부인과 추쌤 Nov 30. 2019

의사가 유튜브를 한다면...

재미만 추구할 순 없을지도...

“우리동네 산부인과, 우리동산”이라는 이름으로 유튜브 채널 개설일은 2019년 5월 17일이었다. 수십 번의 시행착오와 테스트를 거쳐서 2019년 5월 22일 첫 영상을 업로드했었던 기억도 난다. 우리 채널에서 첫 번째로 업로드한 영상 주제는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고 할 말 많은 '제왕절개 vs 자연분만'이었다. 


과연 산부인과 의사들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


우리의 걱정과 긴장 속에서 '1화 산부인과 의사들은 어떻게 분만을 할까?'라는 제목으로 업로드한 영상은 처음에는 조회수가 얼마 되지 않았다. 콘텐츠에 자신이 있었던 우리는 '지금과 같이 저조한 조회수는 금방 해결될 것'이라 생각했었다. 우리와의 바람과 달리 조회수가 저조한 시기가 지속되면서 계속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었다.


인기 맘 카페 소개 이후 (광고 X) 자연스레 급증한 구독자 분들에 의해 현재까지 25만 명의 조회가 발생했었고, 그 이후로 업로드한 영상도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다. 현재 2019년 11월을 마무리하며 구독자수 3만 2천 명, 조회수 188만, 7개월 차 유튜버가 되었다. 초록색 박스가 아닌 정확한 정보를 더 많은 분들께 제공하고자 시작한 우리의 영상은 현재도 계속 업로드되고 있다.


재미가 없더라

유튜브가 대세이다 보니 수많은 영상들이 업로드되고 있는데, 그중 인기 있는 영상들은 푹 빠져서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를 정도로 너무 재미있다. 주제가 흥미진진하든지, 말을 재미있게 하든지, 편집을 기가 막히게 잘해놓았다. 이러한 인기 채널을 롤모델 삼아서 혹은 조금 더 흥미진진하게 보이기 위해 채널을 운영하고 단어를 선택하다 보니 부정적인 피드백이 자주 들어왔다. 


환자를 조롱하기 위해서 웃는 것도 아니고, 아픔에 공감하지 못해서 웃는 것도 아니라 우리끼리의 대화가 재미있어서 웃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의 상처를 받으시는 분들이 있었다. 실제로 해당 주제로 하여금 힘든 시기를 겪었던가 혹은 겪고 있는 분이 아닐까 싶다. 


이러한 피드백을 고려해서 어렵고 심각한 주제를 피하고, 자세한 의학정보를 제거하니 너무 가벼운 영상이 되는 듯한 느낌도 있었다. 어려우면 사람들이 안 보니 쉽게 쉽게 가려고 했는데, 너무 쉬운 내용은 인터넷에서도 매우 쉽게 찾아볼 수 있었서 유튜브 채널운영의 의미가 없었다.


그래서 현재는 적당한 수준에서 재미있게 말하고 적당한 수준의 내용을 업로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의학적인 내용을 업로드 한 다음에는 의학지식이라는 딱딱하고 어려운 프레임을 벗어나기 위해서 의사들의 신변잡기와 같은 영상도 업로드하면서 말이다.


웃는 게 비웃는 건 아니야. 퇴근 후 즐겁게 촬영에 임하고 있을 뿐...

악플에 속상했었던 날들

최근에 연예인 악플로 인한 문제가 화제가 되었었다. 그들이 겪는 심적 부담감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구독자 3만 명에 불과한 채널인데도 불구하고 종종 악플이 달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악플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골병들게 만드는 기운이 있었다. 그냥 무시하고 넘기면 되는데 계속 곱씹고, 그 댓글의 작성자의 가치 기준으로 본인의 행동을 되돌아보고 기운빠지게 만들었다.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취지나 내용이 아닌 행동 하나, 단어 선택 하나를 잡고 끝까지 비난하는 사람. 정의 구현이나 노파심에서 댓글다는 분.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도 보지 못하고 나무 하나의 썩은 잎 하나 가지고 채널을 비난하는 분.


물론, 그들도 그들 나름의 정의가 있고, 이유가 있고, 명분이 있겠지만 그들로 인해서 즐겁게 영상을 보는 분들이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우리의 마음이 손상이 될까 봐 악플은 가볍게 제거해주고 있다. 우리 채널에서 성희롱, 남녀 갈등을 조장, 틀린 의학지식을 가지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 댓글은 현재 차단하고 있으며, 우리 채널을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분들만을 위해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악플은 본인 일기장이나 핸드폰 메모 앱에나 기록하자

 

악플 달지 마세요. 맘 다칩니다 ㅠ 마세요. 마음이 아파요


구독자수와 조회수에 울고 웃고

글과 사진을 SNS에 올리고 나서 '좋아요'와 '팔로우'에 신경 쓰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내가 정성 들여 작성한 글, 예술혼을 불태워 찍은 사진을 업로드했을 때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는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난 구독자수와 조회수에 일희일비하는 그냥 일반적인 사람이다.


우리 3명과 각각의 배우자로 시작한 6명의 구독자는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32500명이 되었고, 영상 시청시간 12.7만 시간, 조회수는 190만에 달하게 되었다. 이 수치 중에서 사실 가장 나를 보람차게 만들었던 내용은 바로 시청시간이었다. 


계산기가 계산해준 정확한 값

우리 채널 영상 시청 시간은 무려 12.7만 시간이다. 만약에 하루 8시간 근무라고 생각하면 45년 정도, 단순 시간만 계산하면 15년 정도에 해당된다. 환자를 눈앞에 붙잡고 1초도 쉬지 않고, 한숨도 자지 않고, 물도 안 마시고 진료를 본다고 생각했을 때 15년인 것이다. 평생 진료실에서 말할 것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을 의학정보와 병원 이야기를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환자를 직접 대면해서 배를 눌러보고 초음파도 보며 환자의 외양(General appearance)을 살펴보는 진료도 중요하지만, 몇 평 남짓한 좁은 진료실에서 환자에게 일방적으로 말을 전달한 것에 비해 훨씬 더 많은 내용을 전달했으리라 믿는다.


부족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영상을 외부에 맡겨서 편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MBC, JTBC, KBS, SBS와 같은 대규모 방송사의 영상과 비교하면 너무 부족함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상의 내용에 집중하여 감동받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주셔서 너무 감사할 따름이며, 바쁜 시간을 쪼개서라도 댓글로 응원과 감사의 표현을 남겨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기운을 낼 수 있었다. 그분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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