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준비부터 출산까지
안녕하세요.
한 ‘여자’의 아빠, 한 ‘여자’의 남편, 산부인과 전문의 포해피우먼입니다.
임신을 진단받기도 전에 찾아오는 입덧 덕택에 임신을 의심하는 영상을 드라마 혹은 TV 프로그램을 통해 최소 몇 번 정도는 보셨으리라 믿습니다. 오늘 이야기 드릴 주제는 임신한 엄마들이 40주간 대장정을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어려움인 임신성 구역과 구토입니다.
본문의 대화는 아이 출산 경험에 의거한 'Fact'에 'Fiction'을 가미한 Faction입니다.
대부분의 내용은 산부인과 교과서를 기반으로 하였지만, 의학적 내용은 계속 수정&발전되니 참고 바랍니다.
모든 산모는 개개인에 맞춘 진료가 필요하니, 최종 결정은 지정의와 상의 후 신중히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인 가치관이 반영되어있으니 감안하여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임신 중 메스꺼움을 느끼는 경우는 산모의 50-80%, 구토를 하는 경우에는 50%에 달합니다. 임신 6주 정도부터 증상이 나타나며 임신 8-12주 때 가장 증상이 심해졌다가, 과반수의 산모에서 임신 14-16주 이내에 사라지게 됩니다. 임신 중 구토와 메스꺼운 증상은 흔하면서도 산모와 아기 모두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외국에서는 "Morning sickness"라고 불릴 만큼 공복 상태인 새벽이나 오후 3시 무렵에 흔히 느끼게 됩니다. 치료가 필요한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병원 방문 때마다 발생하는 비용에 대한 부담감과 처방받은 약이 아기에게 안 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병원 방문을 꺼리게 됩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해져서 입원을 하지 않도록 증상을 초기부터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임신 중 구역 및 구토가 매우 심한 경우 임신성 오조 (Hyperemesis gravidarum)이라 부르며 임산부의 0.3~3%가 해당됩니다. 임신 전에 비해 최소 5% 이상의 몸무게 감소가 있는 경우 의심하며, 몸의 전해질 불균형, 갑상샘 기능 이상, 간 기능 이상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임신성 오조는 임신 초기 입원의 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구토가 생기는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산모와 아기를 위험할 수 있는 음식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진화적 적응(evolutionary adaptation)'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호르몬적으로는 임신과 관련된 호르몬인 인간 융모 생식샘 자극 호르몬 hCG (Human Chorionic Gonadotropin)이 급증하게 되면 구역 구토를 유발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만약, 임신 9주 이후에 증상이 나타나거나 20주가 넘어가도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산모의 구역 및 구토가 매우 심한 경우 다른 원인에 의해서 발생된 것은 아닌지 알아보아야 합니다. 임신 중의 구역과 구토는 질병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러한 질환에는 위장관염, 간질환, 췌장염, 궤양 등 소화기 계통 질환, 신우신염, 난소낭종 염전, 콩팥 돌 등 비뇨생식계 질환, 대사질환, 당뇨성 케톤산증, 포르피리아, 갑상샘 항진증, 임신 관련된 급성 지방간 및 임신 중독증, 신경계 질환 등이 있습니다.
산모에 따라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지 다를 수는 있지만, 증상호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의학적인 내용들이 있습니다.
1. 공복 상태가 되지 않고 과하게 포만감을 느끼지 않도록 조금씩 자주 먹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2. 아무것도 안 먹고 싶고 못 먹는 상태일지라도, 조금이라도 먹을 수 있는 것을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3. 동물성 지방이 많은 것은 피하고, 단백질과 비타민 등이 풍부한 식단을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4. 대증요법 중에 하나로 지압이 있습니다.
손바닥 끝에서부터 손가락 3개 내려온 곳에 내관(內關, P6)이라는 지압점이 있는데, 그곳을 눌러 주는 것이 근거가 확실치는 않지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용이 들지 않으면서 간단하기 때문에 쉽게 해볼 수 있습니다.
내관 지압점을 누름으로써 임신성 구역뿐만 아니라 수술 후 구역 및 구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지압점을 눌러주는 상품도 있습니다 [광고 아닙니다!]
5. 마지막으로 병원 방문하여 약 처방받기 (Vitamin B6 또는 Vitamin B6+독실라민 (디클렉틴))
아무리 임신성 구토가 심하다고 해서 아기의 건강에 대해 심각하게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치료를 제때에 적절하게 받지 않으면 산모와 아이에게 치명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아기는 경미한 구토일 경우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으나, 구토가 심한 환자에서는 저체중 출산아 및 임신 주수에 비해 작은 아기를 출산한 빈도가 높았습니다. 그리고 논문에 따라 조산 및 임신성 고혈압의 빈도가 높다고 발표한 논문도 있습니다.
현재까지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아기의 기형과는 연관이 없는 것 같지만, 아기들과 산모의 장기적인 영향에 대해선 거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초기에 잘 관리하여 심각한 오심과 구토를 겪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산모들은 병원에 가게 되면, 약을 처방받고 먹으라고 권유받을까 걱정을 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약물투여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약을 처방하게 되며, 의학적으로 아기와 산모에게 안전한 약을 가장 우선적으로 처방하므로 큰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적절한 약물의 사용으로 산모의 컨디션을 좋게 하는 것이 바로 아기를 위하는 길임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①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구역 구토가 심한 경우, ②임신 전에 비해 5% 이상의 체중 감소가 있는 경우, ③하루 종일 증상이 심해 한 끼도 먹지 못하는 경우, ④오랫동안 물조차도 못 마시는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하여 비타민 B6 단일제제 혹은 비타민 B6와 독실라민 복합제 등을 처방받는 것을 권유드립니다.
임신성 구토에 대한 관리에 대해 미국 산부인과학회(ACOG)에서의 권장사항은 아래와 같습니다.
▣ Level A
- 임신 전부터 임신 준비용 비타민(Prenatal vitamin)을 챙겨 먹으면 심한 정도와 발생하는 정도가 감소한다.
- 구역과 구토가 심하면 Vitamin B6 단독 혹은 Vitamin B6+ Doxylmaine의 사용이 효과적이다.
- 갑상샘 자극 호르몬이 감소되어있다고 치료를 즉시 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
▣ Level B
- 생강(Ginger)은 메스꺼움 증상을 조절하는데 도움이 된다.
- 구역, 구토가 시작되는 초기에 조절해야 더 이상 심해지지 않는다.
- 스테로이드(Methylprednisolone)를 사용하는 것은 심한 경우에 효과적일 수 있다.
우리가 기억하면 좋을 것만 간추려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너무 억지로 참지 마세요!! 엄마를 위하는 길이 결국엔 아기를 위하는 길임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임신성 구역 구토에 사용하는 디클렉틴에 대해서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건강하게 임신하고 행복하게 출산하길 기원합니다.
이상 @forhappywomen이었습니다.
References>
1.Berek & Novak's Gynecology. 15th edition.
2.Clinical Gynecologic Endocrinology and Infertility 8th Edition.
3.Williams Obstetrics. 24th Ed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