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준비부터 출산까지
33세 아내, 30세 산부인과 의사 남편
본문의 대화는 아이 출산 경험에 의거한 'Fact'에 'Fiction'을 가미한 Faction입니다.
대부분의 내용은 산부인과 교과서를 기반으로 하였지만, 의학적 내용은 계속 수정&발전되니 참고 바랍니다.
모든 산모는 개개인에 맞춘 진료가 필요하니, 최종 결정은 지정의와 상의 후 신중히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인 가치관이 반영되어있으니 감안하여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대화 내용은 임신 6-7주, 소량의 질출혈을 호소한 건강한 산모를 대상으로 설명한 내용입니다. 모든 산모에게 위와 같은 대화가 진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대화를 통해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초기 임신 때 소량의 질출혈 시 병원을 내원하였을 때 수액 치료, (지정의 의견에 따라) 유산방지 주사 정도밖에 없어서 2-3시 같은 이른 새벽에 병원을 방문하는 것은 오히려 산모 컨디션에 좋지 않을 것 같다'입니다.
아기 걱정에 잠을 이루시지 못할 산모분은 즉시 산부인과 방문하는 것을 권유드립니다.
진행 중인 유산은 대게 막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배가 아프지 않고 소량의 질출혈만 있는 경우에는 대부분 문제가 없습니다.
지정의마다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임신 초기 유산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흔히 임신 초기에는 유산할 수 있다며 주의를 주곤 합니다. 그리고 임신 초기에는 많은 장기들이 형성되는 시기로, 방사능이나 약물에 취약한 시기이기 때문에 주의를 더 주곤 합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유산(Abortion)은 자연유산(Spontaneous abortion)을 말합니다. 원치 않은 임신으로 아기를 지우는(임신중절) 시술인 인공유산과는 다른 의미입니다.
당시의 산모의 상황에 따라서 ,
✅절박유산(Threatened abortion),
✅불가피유산(Inevitable abortion),
✅계류유산(Missed abortion)
등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아래에서 다시 살펴보겠습니다.
(최근에는 체중 400g 의 아기도 생존시키고 있습니다. 소아청소년과 파이팅!!)
그리고 3번 이상의 임신 소실이 있는 경우, 반복적 임신 소실이라고 하며 (Recurrent pregnancy loss, RPL) 두 번 혹은 세 번 연달아 유산이 발생하는 경우 추가 검사를 고려합니다.
유산의 위험이 높은 임신 초기에 있어서 질출혈은 처음 임신을 한 산모분들과, 이전의 유산 경험이 있는 엄마들에게 엄청난 걱정으로 다가옵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임신 20주 이전에 자궁경부가 닫혀있고, 피나 혈성 분비물(bloody discharge)이 보이면, 임상적으로 절박유산 (Threatened abortion)이라 부릅니다.
이는 생리 예정일쯤 발생하는 착상혈(Implanatation bleeding)과는 구별해야 하고 질출혈이 있는 임신 여성에서는 1/4 정도에서는 수일~수주까지 지속될 수 있습니다.
유산이 되는 경우는 대게 피가 나기 시작하면서, 쥐어짜는듯한 아랫배 통증, 골반 압박감을 동반한 지속적인 허리 통증, 치골 윗부분이 계속 불편한 증상 등이 수시간에서 수일 후 동반하게 됩니다.
이러한 절박유산에서의 출혈은 임신 결과를 예측하는데 중요하고, 절박유산의 절반 정도는 유산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기의 초음파상 심장박동이 확인되는 경우 유산의 확률은 현저하게 낮습니다 [3]
마땅한 치료방법은 없습니다. 침상안정을 권유하게 되며, 직장이나, 개인적 사정으로 침상안정이 쉽지 않은 경우에는 입원을 권유합니다. 황체호르몬 결핍으로 인한 유산 및 반복유산이 가능할 수 있어서 유산방지 주사를 투약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치료방법은 지정의와 상의 후에 결정하셔야 되며 난임 치료 중인 분들과는 치료방침이 다소 다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유산 확률에 대해서도 조금 알려드리면, 임신이 확인되었을 때 12~15%는 4~20주 사이 유산을 하게 됩니다. 임신 확인 전 유산되는 경우까지 포함하면 2~3배 정도로 늘어나게 됩니다.
확률만 따지면 출산하기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유산 중에서 대부분(60%)은 임신 확인 전에 임신이 종결되므로 대부분 여성분들은 모르고 지내게 됩니다. 대부분의 유산은 8주 이전에 발생하고, 12주가 지나면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유산율은 증가하게 됩니다. 특히 40살이 넘은 경우에는 34-52%로 알려져 있습니다.
괜히... 요즘 시대에 맞지 않는 글을 쓰다가 돌 맞아 죽는 거 아닌가 걱정입니다... 빨리 결혼하고 빨리 아기 낳으라는 뜻은 전혀 아닙니다. '아기를 낳으려고 한다면... 의학의 도움을 받을 확률이 조금 더 높다'라는 걸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ㅎㅎ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외래진료 때 초음파로 아기를 관찰하게 되는데, 6주경 쯤 심장박동이 확인되면, 유산의 위험이 매우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12-15%에서 3-5%로 감소)
아기집(임신낭, 태낭)이 보이면 조금 더 안심해도 되고, 난황이 보이면 조금 더 안심해도 되고, 아기 심박동이 보이면 조금 더 안심해도 되는 것이죠.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주수가 늘어날수록 더욱더 안심해도 되는 것입니다.
유산이 반복되면 여러 가지 검사를 하게 됨에도 불구하고, 반 이상의 여성에서는 원인을 확인하지 못하게 됩니다. (원인이 확인되면, 원인에 맞는 치료) 하지만 다행히도 대부분의 이러한 여성들은 결국엔 성공적인 임신을 합니다.
일단 임신 검사에서 두줄이 나오면 산부인과 병원을 1~2주 내로 방문하세요 꼭이요!!! 아기집이 보여도 아기가 어느 정도 클 때까지 심장박동이 보일 때까지 (혹은 12주)까지는 소식을 소중히 간직하세요. 임신한 사람을 보고 '왜 임신한 사실을 숨겼냐고 구박하지 마세요 -_ -^
임신 초기에 피가 계속 나고 배가 아프면 산부인과를 방문하세요. 꼭이요!! 피가 계속 나는 게 아니고, 배가 계속 아픈 게 아니라면, 꼭두새벽에 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유산이 되어도 그 유산에 대해 엄마의 잘못은 없습니다. 미안해하며 마음과 몸이 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임신을 원하는 모든 분들이 건강하게 임신하고 행복하게 출산하길 기원합니다.
이상 @forhappywomen이었습니다.
References>
1.Berek & Novak's Gynecology. 15th edition.
2.Clinical Gynecologic Endocrinology and Infertility 8th Edition.
3.Williams Obstetrics. 24th Edition
4. Handbook of Ultrasonography in Obstetrics. 1st 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