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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챠 Oct 16. 2021

그럼에도 화려한 죽음

소설가 이야기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소설 한 권을 꼽으라고 하면 누구나 다 주저없이 『위대한 개츠비』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소설을 지배하는 강렬한 이미지 중 하나는 몹시 화려한 파티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작품을 쓴 작가는 그 화려함 속에서 살았다. 세련된 외모, 많은 유산을 상속받았던 동부 명문 대학 출신의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이 『위대한 개츠비』라는 건 뭇내 아이러니하다. 그는 그렇게 화려한 삶을 살기도 했지만, 정말 그렇게 쓸쓸한 삶을 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의 죽음은 어쩌면 개츠비의 죽음만큼이나 쓸쓸했기 때문이다.


피츠제럴드는 생의 말년을 음주 속에서 보냈다. 저택과 많은 유산을 물려 받았던 피츠제럴드는 호화로운 생활, 사치스러운 생활에 젖어 있었고 연인과의 생활은 사치와 방탕을 가중시켰다. 그는 많이 사랑한 여자, 젤다와 결혼했지만 그녀는 정신병을 앓았고 결국 정신병원에 수용됐다. 젤다를 두고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많지만, 어찌되었건 그녀는 피츠제럴드 일생의 연인이었다. 


또한 젤다가 그의 문학적인 힘을 소진시킨 것은 일부 사실이지만, 그녀가 떠나감으로서 피츠제럴드가 문학전선에서 완전히 탈선해버린 것도 사실이리라. 이후 피츠제럴드는 젤다와 함께했던 사치의 비용과 병원비용을 짊어지고서 술에 의존했다. 


젊은 시절의 피츠제럴드에게는 세련미가 있었고, 화려함이 있었다. 그의 벗은 프린스턴 동창생이자 유명한 비평가인 에드먼드 윌슨이었다. 그는 헤밍웨이가 유명세를 얻기 전에 그와 친분을 맺었으며, 그를 유명 출판사와 연결해 주었다. 그러나 그들은 결국 피츠제럴드의 작품을 혹평했고 그들의 관계는 소원해졌다. 여러 의미에서 그는 파산한 문인이었고, 파산한 인간이었다. 그의 아내는 정신 병원에, 딸은 먼 곳에 있었다. 오랜 친구는 없었다. 


그가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할리우드에 머물던 시절, 누구도 피츠제럴드를 찾지 않았다. 당대 문학계는 헤밍웨이와 스타인백을 주목하고 있었고, 파티에서는 아무도 피츠제럴드를 찾지 않았다. 유일하게 그의 곁에 머물렀던 셰일러 그레이엄에 의하면, 그의 책을 사기 위해 할리우드에서 가장 큰 세 곳이나 서점을 돌아 다녔지만 그의 책을 찾을 수 없는 지경이었다. 


그리고 피츠제럴드는 끝내 음주벽을 고칠 수 없었다. 그는 제대로 밤잠을 이루지 못했고,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콜라와 설탕을 넣은 커피로 끼니를 대충 때웠다. 그는 계속해서 술을 마셨기 때문에 제대로 소설을 쓸 수 없었고, 폐병을 치료하는 와중에도 술을 마셔댔다. 그는 팔이 마비되었고, 결국 심장이 마비되었고, 그렇게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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