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생활 단상

<월든>의 진실

by 유영희


많은 사람들이 전원생활을 꿈꾼다. 한적한 삶, 자신과 만나는 삶을 갈망하기 때문이리라. 그런 사람들에게 소로의 <월든>(1845년)은 고전 중의 고전이다. 많은 독자들은 소로가 이 책에서 자연의 섭리에 따라 ‘실재’에 입각해서 간소하고 밝고 자유롭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에는 지나칠 수 없는 몇 가지가 있다.


소로는 에머슨이 구입한 월든 호수 북쪽 토지에 오두막을 짓고 1845년 7월 4일부터 2년 2개월 간 살았다. 사려 깊은 삶을 살기 위해, 인생의 본질적 사실만 직면하기 위해, 인생이 가르치는 바를 배울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인생의 정수를 살기 위해 갔다고 한다. 월든의 오두막에서 그는 <콩코드 강과 메리맥 강에서 보낸 일주일>과 <월든>을 집필했다.


그가 추구했던 간소한 삶이 바람직하거나 동의한다고 해서 그 주장의 타당성이 언제나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소로는 간소하게 살아야 한다고 하면서 이런 말을 한다. 자신의 문제를 백이나 천이 아니라 두 개나 세 개로 줄여 두자고 한다. 하루 세 끼의 식사도 필요하다면 한 끼로 줄이고, 백 접시는 다섯 접시로 줄여나가자고 한다. 문제 줄이는 것도 쉽지 않지만, 한 끼나 다섯 접시로 줄이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소로는 10센트로 핼러윈 농장을 사려다 농장 주인이 취소하면서 위약금으로 10달러를 주겠다고 하자 거절한 후 이런 사색을 한다. “내가 10센트를 가진 것인지, 농장을 가진 것인지, 10달러를 가진 것인지 또는 그것들 모두를 소유한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10달러도 농장도 받지 않았다. 이미 농장 경영의 꿈은 충분히 이루어진 상태였으니까.”


궤변처럼 들리지만, 그래도 소로는 농장에서 일할 생각을 하기보다 농장을 둘러싼 풍경 감상에 관심이 더 많았기 때문에 이렇게 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보통 사람이라면 10센트로 농장을 사려고 하지도 않겠지만, 종자를 구입한 것만으로 만족할 수는 더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소로는 농사짓는 젊은이들을 토지의 노예라고 하면서 안타까운 눈으로 보았다.


결국 소로는 아직 살아봐야 할 인생이 좀 더 남아있고 숲 속 생활에 더 이상의 시간을 할애할 수 없다고 결론 내리고 손 사용을 거부하고 사물의 비밀을 깊이 베어나가는 지성을 사용하기 위해 월든을 떠났다. 소로의 자연 묘사가 아름답다고는 하지만, 이런 걸 보면 아무래도 소로가 자연에서 살기를 꿈꾼 것 같지는 않다. 그는 월든을 떠난 후 토지 측량 일과 부친의 연필 제조업을 도왔다고 한다.


많은 이들이 <월든>을 읽으며 자연에 관심을 갖는다. 자연을 찬미하며 때로는 귀농하거나 귀촌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착에 성공한 이는 많지 않다. 꿈을 꾸는 것은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이지만, 자연이든 농촌이든 그 실체적 진실 파악에 소홀할 수는 없다. <월든>을 이해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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