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빠라고?

by 우승리

때는 2020년 4월 28일이다.


퇴근하고 집에 왔다. 오늘도 별일 없는 하루다. 회사 일은 다이내믹한 것 같지만 조금 떨어져서 보면 매번 반복되는 일들이다. 이제 남은 하루는 아내와 저녁 먹고 쉬어야겠다. 무탈하게 반복되는 하루는 감사한 일이지만 때로 지루하기도 하다.


그렇게 하루가 끝나가는 줄 알았다. 피곤했던 오늘을 보내기도 전에 내일 걱정을 한다. '결혼하고 아내랑 같이 사용할 매트리스를 어디서 알아봐야 하나.', '증시 시황은 어떨까.', '원유 가격은 얼마가 될까.' 등등 평범한 직장인의 일상으로 하루를 보내는가 싶었다. 그런데 갑작스레 아내가 놀랄만한 것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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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갱님. 두줄입니다.


맙소사. 순간 뇌 정지가 왔다. 무수한 드라마와 영화 소설, 웹툰, 커뮤니티, 기타 등등의 남들 이야기로만 듣던 순간을 맞이했다. 머리는 벙찐 상태가 되었지만 빠르게 정신을 붙잡고 아내가 기쁜 순간을 축하했다.


사실 이 순간이 기뻤다기보다는 어안이 벙벙했다. 아내와 출산 계획을 하고 배란일을 확인해가며 아이를 가지려고 몇 달 시도했지만 생각보다 금방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 젊은 청춘남녀들이 갑작스레 임신하게 되는 경우들이 있던데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에 몇 달 열심히 시도하다가 언젠가 자연스레 생기겠지 하고 마음을 비운 상태였다. 사람이 초연해질 때 거사가 진행되는 것일까? 그렇게 마음을 비우고 머리도 비운 상태로 있었을 때 갑자기 아이가 뿅 하고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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