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벌써 집이 있구나?

by 우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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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육아현장 : 내가 아빠라고? (brunch.co.kr)


임신테스트기를 봤을 때까지만 해도 긴가민가 했다. 간혹 오류도 있다고 하고 머리를 비워놨더니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어서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사실 결혼과 출산이라는 게 아니, 인생이라는 게 계획대로 돌아갈 리가 없겠지만 나의 결혼 계획은 아내와 결혼하고 1년의 오붓한 둘만의 시간을 보내며 2세 계획을 차근차근 아름답게 아내와 그려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누가 그랬던가 맞기 전에는 누구나 그럴듯한 계획이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나 역시 그랬다. 머리로는 앞으로 나오게 될 2세를 위해 탄탄한 계획을 세울 생각이었지만 잠시 잠깐 방심한 사이 어퍼컷을 맞아버렸다.


그래도 어떤 완벽한 계획들 보다 아이가 이렇게 다가와준 것이 가장 큰 기쁨이 아닐까. 머리가 텅텅 비어 있으니 복잡할 게 없었다. 다만, 아이가 잘 있는지 정말 아이가 온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산부인과를 찾았다.



내가 산부인과라니


결혼 전에 남자들이 산부인과에 자주 갈 일이 있을까? 나 역시 갈 일이 없었고 떨리는 마음으로 처음 산부인과를 찾았다. 산부인과를 가서 놀랐던 건 정말 저출산이 맞나? 싶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인기 있는 산부인과를 찾아온 것인지 사람들이 꽤 많았다. 드디어 의사 선생님을 만나고 드디어 초음파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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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초음파는 어디를 봐야 하는지도 모르고 어디가 사람인가 하고 한참을 봤다. 의사 선생님이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며 '아기집이 만들어졌다'라고 알려주셨다.


와 너는 벌써 집이 있구나!


'아기집'이라는 말이 귀엽고 애틋한 느낌이 들었다. 이 조그만 녀석의 보금자리를 이제 나와 아내가 만들어가야 한다니 믿을 수가 없다. 이제 이 녀석은 자기 혼자 걷고 말하고 뛰고 하기 전까진 오로지 우리 둘의 손으로 안전하게 보듬어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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