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일까? 딸일까?

by 우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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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을 하게 되면 누구나 궁금함을 견딜 수 없는 순간이 있다. 바로 아이의 성별을 알게 되는 순간이다. 우리 부부는 아이를 갖기 전부터도 첫째 아이는 딸이면 좋을까 아들이면 좋을까를 주제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 그러면서 둘 다 잠정적으로 첫째는 아들이 좋겠다. 생각했다. 이때 당시에는 아들 육아의 험난함을 모르고 아내와 대화하다가 아들이 든든하고 아내랑도 성격이 잘 맞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아들이 좋겠다 생각했다.

그렇게 우리 아이의 태명은 든든이가 되었다. 아이 보고 든든해지라고 든든이로 정한 것은 아니다. 그저 아이가 생김으로써 우리 가족을 가족이라는 형태로 만들어주는 존재 자체가 든든하게 여겨졌다. 주변에서도 임신 소식을 전하니 아들일 거 같아? 딸 일거 같아? 라며 물어봐주시는 분들이 더러 계셨다. 그러면 우리는 늘 '아들이면 좋겠어요~'라고 대답했다. 요즘엔 딸 갖고 싶어 한다던데라며 이런저런 소박한 대화가 오고 가곤 했다.


그렇게 어느덧 16주가 흘렀다.

그날도 초음파 검사를 하러 산부인과에 갔다. 오늘은 내심 성별을 정확히 알 수 있을까 기대했다. 주변에서도 우리가 아들을 갖고 싶다고 해서 그런지 '너네는 첫아이가 아들일 거 같아~' 라며 바람도 한껏 들어갔다. 우리가 아들을 원했던 건 남아선호사항 이런 게 아니고 단순히 아내가 첫아이를 맞이할 때 딸보다는 아들이 더 키우기도 편하고 덜 부딪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였다. 어찌 되었든 운명의 순간이 왔다.


스크린샷 2021-03-02 오후 9.43.17.png 아래쪽에서 본 초음파


그녀의 매끈한 엉덩이


두근두근하며 초음파를 보는데 우리는 그녀의 매끈한 엉덩이를 보았다. 보통 아들일 경우 엉덩이 쪽을 유심히 보면 무언가 '툭' 튀어나와 있다고 하는데 우리 아이는 그 부분이 매끈했다. 든든이는 든든한 딸이다.


나는 딸인 걸 알고 묘하게 웃음이 났다. 아빠는 딸바보라고 했던가. 첫째는 아들 어때? 했지만 둘째, 셋째 연이어 아들일지 누가 알겠는가. '그럼 나는 영영 예쁜 딸이 없는 거야?' 라며 마음 한구석에 딸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첫째가 딸이니 생각했던 아들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쉽진 않았다.


이런 내 마음과 달리 아내는 여태 자기 뱃속에 아들이 있는 줄 알았는데 오늘 딸인 걸 알고 다니 남의 집 자식이 들어온 것 같다며 약간의 상실감을 느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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