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에세이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의 주요 문장들에 대한 뒷이야기들을 조금씩 나눠 보려고 합니다. 그 첫 순서로 어느 문장을 얘기해볼까 생각해 봤더니, 역시 책 제목부터 얘기하고 가야겠더군요.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
책을 읽은 분들이 가장 많이 하신 말씀이 제목에 꽂혀서 책을 집어 들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제목을 보자마자 이런 말이 입에서 나왔다고 하더군요.
“어! 이거 내 얘기인데!”
그러면서 “책 제목만 보고도 위로를 받았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평소 “왜 나만 한 번에 되지 않는 걸까”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책 제목을 발견한 뒤, 그게 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 그래서 ‘어쩌면 뭐든 한 번에 되지 않는 게 당연하다’는 걸 깨닫게 되면서 위로를 받으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좀 부족하지 않을까요? 단지 나 같은 사람이 많다는 걸 확인하는 것만으로 받을 수 있는 위로의 크기는 그다지 크지 않을 것입니다. 이 제목만으로 많은 이들이 위로를 받은 건 제목 속에 숨겨진 의미를 간파했기 때문입니다.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이라는 책 제목은 사실은 두 문장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한 문장은 겉으로 보이는 문장이고, 또 한 문장은 겉으로 보이지 않지만 누구나 알 수 있는 문장입니다.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 하지만, 결국엔 되는 사람]
제가 이 책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바로 이겁니다. 한 번에는 되지 않지만, 두 번, 세 번 하다 보면 결국에는 된다는 것이죠.
사람은 저마다 자신만의 속도가 있습니다. 뭘 하든 남들보다 빨리 하고, 일찍 이루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뭘 하든 느리고 오래 걸리는 사람이 있죠. 저는 후자였습니다. 그래서 그게 항상 고민이었는데, 대체 왜 나는 자꾸 오래 걸리나 생각해 보니, 뭘 하든 좀 더 꼼꼼하게, 좀 더 세밀하게 살펴보며 가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더군요. 대신 목적지에 도착해서 보면 먼저 도착한 사람보다 더 착실하게 준비돼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우리가 멀리 여행을 가다 보면 비행기를 타고 갈 때도 있고, 기차나 버스를 타고 갈 때도 있죠. 같은 목적지를 가더라도 비행기를 타고 가면 더 빨리 도착해서 좋지만, 대신 기차나 버스를 타고 가면 속도는 느리더라도 창밖에 보이는 더 많은 것들을 보면서 갈 수 있습니다. 그건 비행기 타고 가는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것들이죠.
중요한 건 빨리 가느냐, 늦게 가느냐가 아니라, 내 속도를 사랑하고, 내 속도를 지켜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보고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이 바로 나라고 생각이 드셨다면, 이제는 ‘결국에는 되는 사람’이 나라고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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