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드커의 편지
이 글은 필자가 글로벌이코노믹에 기고한 내용입니다.
원본 링크: http://www.g-enews.com/ko-kr/view.php?ud=201602210910311238382_1
현대 조직에서 IT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기업 경영에 IT가 도입되면서 업무의 모든 과정에서 IT는 필수가 되었다. 물론 모든 일에 IT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을 좀 더 스마트하게 처리하게 해주고, 수평적이며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을 도와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반면 일을 간소화하고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도입한 다양한 프로그램들 덕분에 더 많은 일이 만들어지는 아이러니가 연출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IT투자는 신중해야 한다. 단순히 고가의 서버나 하드웨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IT가 아니다. 그렇다고 선진화(표준화)된 소프트웨어를 무작정 도입하여 억지로 껴놓는 것도 일의 양만 느는 결과를 초래하여 효율성(efficiency), 효과성(effectiveness) 모두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IT투자에 대한 방식을 올바르게 알아야 한다. IT투자는 반드시 경영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피터 드러커는 그의 책 ‘21세기 지식 경영’에서 조직이 필요로 하는 정보 분야를 세 가지를 중심으로 IT투자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첫 번째는 비용정보이다. 제조나 물류의 원가, 고객 획득과 고객 유지에 필요한 원가 등의 비용 정보이다. 두 번째는 부를 창출하는 정보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재무 회계 등 경영 상황을 판단하는 정보, 2)경영자원(사람, 물건, 돈)의 생산성에 관한 정보, 3)자사의 독자성, 우위성이 있는 지식 또는 업무에 관한 정보, 4)투자 조건의 효과, 인력 배치와 업무 상황에 관한 정보를 말한다. 세 번째는 비고객(non-customer), 고객, 시장, 경쟁 상대, 금융 정세, 국제 정세 등 외부 환경에 대한 정보이다. 특히 비고객 정보가 효과적임을 강조하고 있다.
시대와 함께 경영환경이 변화하는 이상 IT투자는 끝이 없다. 이 때 앞에서 제시한 세 가지를 기반으로 필요한 정보를 명확히 해서 IT투자의 방향성을 정하면 합리적일 것이다. 그러나 IT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해서 모든 것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필자가 경영 현장에서 만난 C-Level급의 임원들은 ‘우리는 이런 장비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완벽에 가까운 smart working을 하고 있다’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그러나 막상 어떤 분야의 자료를 보고 싶다고 말하면 세월 가는 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차라리 기기에 미숙한 것이라면 괜찮을 텐데, 담당자에게 가져 오라고 해서 한참 걸린다. 왜 그런가를 보니 여기 저기 시스템에 흩어져 있는 자료들을 엑셀 파일로 다운로드한 후에 다시 합치거나 편집하고 있어서였다. 실제 실무자들을 만나보면 시스템이 좋은 게 아니라 오히려 일만 더 만들고 있다고 하소연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경우에는 경영에 유익한 행동을 촉진시킬 수가 없다. 아무리 책임감을 갖고 일하고 싶어도 필요한 정보를 얻지 못하면 책임감을 가질 수 없다.
IT를 경영에 활용하는 것은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양질의 정보를 확인하고 의사결정하기 위함인데 이를 바로 모니터링하는 구조가 구축되지 않으면 책임을 다할 수 없다. 따라서 업무의 흐름에 따라 IT가 설계되어 있는지? 정보의 흐름에 따라 일이 분리되어 있는지? IT는 이에 연동하여 잘 활용되고 있는지? 두세 번의 번거로운 작업은 없는지? 폐기하거나 통합해야 하는 것은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기술의 발전과 경영환경 변화로 IT투자는 계속되어야 한다. 현명한 투자와 효율적 활용을 위해 업무 담당자와 IT전문가들의 협업을 위한 충분한 시간과 적정한 자원의 투입이 필요하다.
최익성(박사) 플랜비디지인 대표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