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근무(근로시간 단축 합의안)가 현실화 되면서 많은 조직들이 업무 효율화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특히 효율화를 방해하는 핵심 요인으로 회의를 꼽는 조직이 많아지고 있다. 그래서 횟수나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정례회의 폐지, 회의 횟수 제한, 회의실 예약시스템, 회의비용 산출, 회의시간 제한, 타이머 사용 등을 하고 있다. 물리적 양을 제한하는 것은 효과적인 방법이다. 질적 측면에서 회의 효율화를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수평적 조직문화를 강조하면서 회의시 소통활성화와 생산적 토론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질적 측면, 양적 측면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왜 그럴까? 효율을 강조하다보니 회의에서 발언에 대한 자유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서로 자기 얘기를 하는 회의도 많다. 그런데 문제는 결정이다. 서로 얘기는 잘 하는데 결론 없이 끝내는 회의가 많다. 그래서 회의장을 떠나는 사람들이 ‘도대체 뭘 하겠다는 건데..’, ’이런 얘기하려고 모인거야?’, ‘아니 그래서 결론이 뭐야? 너 알어? 아니 모르겠는데... 또 모이라고 하겠지 뭐... 그 때 물어보자’라는 말을 한다.
필자는 좋은 회의는 의견이 있고, 결정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연한 말이다. 사실 지금까지 우리의 회의는 성숙하지 못했었다. 의견을 내는 법을 몰랐고, 의견을 낼 수 있는 환경(분위기)도 조성되지 못했다. 이는 최근 회의효율화를 통해서 많이 개선되고 있다. 의견까지는 효율성(efficiency)의 문제이다. 결정은 효과성(effectiveness)의 문제이다. 회의가 효율적으로 진행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효과적으로 마무리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까지 효율에만 관심을 가진 질적, 양적 측면의 회의 효율화만 생각했다. 이제부터는 회의 효과성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 효과성을 위해 결정이 잘 안 나는 이유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첫째, 무엇을 결정할지에 대한 결정하고 출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회의를 계획할 때 무엇을 결정할지 명확하게 하는 것을 메타 의사 결정(Meta Decision Making)이라고 한다. ‘Meta’가 ‘한 단계 높은/전의’ 의미니 메타 의사결정은 ‘보통의 의사결정보다 한 단계 높은 혹은 한 단계 전의 의사결정’이란 뜻이 된다. 결정하기 전에 내리는 결정, 결정에 대한 결정(Decision about deciding)이다. 회의에서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무엇을 결정할 것인지?’를 미리 정해야 한다. 또한 회의를 시작할 때 의장이나 회의 진행자가 “오늘은 ~~~에 대해 결정하고자 모였습니다.”라고 명확하게 선언해야 한다. 즉 사전 계획하고 사전 공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회의 시작 전 선언도 중요하다는 말이다.
둘째,어떻게 결정할지에 대한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즉 결정 진행 프로세스과 최종 결정 방법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오늘 좋은 결정을 위해서 우선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의견을 듣고, 의견에 의견을 더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입니다. 이후에 결정 단계에서는 전체가 1의결권을 가지고 투표를 한 후 최종안 1개를 선택하겠습니다. 저도 의결권은 1입니다. 이후 결정사항에 대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누가 언제까지 어떻게에 대해 논의할 예정입니다.”라고 말해야 한다.
셋째, 충분한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효과적인 결정을 위해서는 충분한 논의의 시간이 확보되어야 한다. 효과적인 결정을 위해서는 합의, 동의, 이해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충분한 합의 일어나고 실행자들의 동의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적정한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각자 결정사항에 대해서 동의하고 있는 수준과 이해를 확인하는 과정도 적정한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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