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회사들의 월요일 아침 회의 풍경입니다.
“내가 지난 주말에 박물관에 갔다가 오면서 생각해봤는데...”, “내가 아침에 오다가 생각해봤는데...”, “내가 어제 밤에 생각해봤는데...”라고 말하면서 “이런 거 해보면 어떨까? 다들 어떻게 생각해”라고 제안을 하고 참석자의 의견을 묻는다. 모두 묵묵부답이다. 기껏 나오는 대답이 “좋은 것 같습니다.”, “괜찮은 생각인 듯 합니다.” 등이다. 대부분은 고개 숙이고, 적을 것도 없는데 메모하는 척 한다.
의견을 듣는 것은 참 어렵다. 의견을 듣기 위해서 리더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우선 아침에 오다가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그럴 수 없다. 아침에 오다가 생각하는 것은 그 만큼 회의나 일에 대해서 생각이 깊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제 중요한 것은 의견을 듣는 것이다. 결국 의견을 들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의견을 듣기 위해 우리가 알아두면 좋은 세 가지 용어가 있다. 사회적 불안(social anxiety), 자기검열(self-censorship),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이다.
사회적 불안이란 다른 사람들로 부터 평가 받을 것을 두려워하는 현상이다.
자기검열이란 아무도 강제하지 않지만 위협을 피할 목적 또는 타인의 감정을 상하지 않게 할 목적으로 자기 자신의 표현을 스스로 검열하는 것을 말한다. 평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기검열을 하게 된다. 자기검열이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심리적 안전감이 확보되어야 한다.
심리적 안전감이란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 질문, 걱정, 혹은 실수가 드러났을 때 처벌받거나 놀림 받지 않을거라는 믿음이다.
회의에서 가장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사람은 회의의 리더이다.(물론 주제에 따라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리더는 참석자들이 심리적 안전감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를 생각해야 한다. 세 가지 용기가 필요하다. 심판을 연기하는 용기, 침묵을 인내하는 용기, 말을 아끼는 용기이다.
심판을 연기하는 용기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제시할 때 그 의견에 대해서 평가하는 하고자 하는 마음을 뒤로 미루는 것을 의미한다.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리더는 다른 사람보다 경험도, 지식도, 고민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참석자들의 얘기를 듣다 보면 생각이 깊지 못하다고 느낄 수도 있고, 이미 해본 건데 저 친구가 몰라서 얘기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서 뚝 끊어버리게 된다. 한 번 자신의 주장이 끊긴 사람이 다시 또 의견을 내기 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견을 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니 해당 주제에 대해서 생각을 더 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리더는 심판을 연기해야 한다.
침묵을 인내하는 용기는 질문 후에 답변을 기다리는 것을 의미한다. 리더는 함부로 주제를 던지지 않는다. 사실 일정 시간 정도 고민하고 생각하고 주제를 제시한다. 해당 주제에 대해서 의견을 듣고 무르익게 만들고 싶은 것이 리더의 욕구이다. 그래서 질문을 잘 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돌아보는 답변이 없다. 실망한 리더는 다시 이렇게 말한다. “그래서 내가 여러분한테 묻지 않아요. 뭐 질문을 해도 답을 해야지. 참 답답하네” 그리고 자신의 정리되는 않은 생각을 막 쏟아 붇는다. 원하는 것은 의견이었나 결국 사람들의 무지와 무책임함을 확인하고 끝난다. 왜 그럴까? 질문을 했으면 주제를 던졌으면 기다려야 한다. 그 주제에 대해 리더만큼 고민하지 않았던 사람이 갑자기 질문을 받으면 쉽게 답하기 어렵다. 질문을 했다면 침묵을 인내해야한다. 침묵은 사람들이 생각 안으로 들어가는 시간이다.
마지막으로 말을 아끼는 용기이다. 의견을 듣고자 한다면 리더는 마지막에 말해야 한다. 자신이 조금 더 알고 있다는 이유로 설명을 하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조금 얘기하면 또 설명하고 다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행동은 "YES"라는 답변 뿐 다른 의견을 들을 수 없게 만든다. 만약 참석자의 생각을 듣고 싶다면 마지막에 자신의 의견을 내야한다. ‘편하게 먹고 싶은 것 드세요. 저는 짜장면으로 할께요.’라고 말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