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감은 언제나 갑작스럽게 나타난다.
매일 같은 일상을 보내고,
매일 바쁘게 지내고 있어도,
어느 날 문득,
모든 것이 낯설어지는 느낌이 든다.
무기력한 나는
지치고 힘들다는 감정도 느끼지 못한 채
해야 하는 일을 따라서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습관적으로 몸을 움직이기만 한다.
아무 일도 없는 날은
침대에 누워서 조금씩 조금씩
그저 시간이 지나가는 것을 멍하게 보고 있다.
어느 시간 속에 있어도,
어느 장소에서 무엇을 하고 있어도,
낯설고 어색한 느낌.
그러나 어떤 것도 노력할 힘이 나지 않는다.
무기력함은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나를 좀 먹고,
아무 힘도 없는 나는 멍하게 그런 나를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