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있을 때 느끼는 외로움.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친구들의 모임은 언제나 시끌시끌하다. 각자의 안부를 간단히 묻고 이런저런 시답지 않은 농담들과 함께 자리는 무르익어간다. 너무 반갑고 즐거운 만남이지만 문득문득 낯설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너는 하나도 안 변했네. 철 안 든 거도 똑같은데!? 그래도 보기 좋다."
친구의 농담 어린 칭찬에 머쓱하게 웃으면서 드는 생각은 단 하나.
-저들에게 나는 어떤 사람일까.
즐겁게 웃고 떠들고 있으면서도 문득 외롭다고 느껴지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가끔씩 힘들게 느껴진다.
친구들과의 만남을 끝내고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의 나는 오늘따라 더 초라하게 느껴진다. 모임이 끝나고도 이어지는 휴대폰 속의 친구들의 끝없는 수다를 보면서 외롭다고 느끼는 것은 나뿐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친구들의 끝없는 농담을 따라 실없는 농담을 한다. 메시지 속에 담긴 나는 밝고 철없고 웃긴 사람일 뿐.
- 나는 잘 지내고 있는 것일까?
최근에 나는 외롭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외로움을 이기려고 자주 사람들을 만나지만 그 만남이 끝나고 난 뒤는 이상하리 만큼 공허하다. 요즘은 그 만남 속에서 웃고 있는 내 모습이 더 외롭게 다가온다.
얼마 전 만났던 친구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어제 나랑 애인이랑 친구 커플 넷이서 간단하게 맥주 한잔을 했거든. 조용한 모임이고 서로 이미 몇 번 봤던 사이라 잘 알기도 하고. 거기서 애인이랑 친구 커플이랑 서로 떠들면서 재밌다고 웃는데 왠지 나는 집에 가고 싶은 거야. 내가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냥 그 상황이 뭐랄까.. 이상하다고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낯설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잘 표현은 못하겠는데 그날따라 그냥 좀 그렇더라고. 애인도 친구도 오늘따라 왜 이렇게 조용하냐고 묻는데, 그냥 얼버무리고 멍하게 있다가 빨리 헤어졌던 것 같아. "
말없이 듣고 있던 나는 가슴이 철렁했었다. 나도 요즘 늘 그랬으니까.
대답 없는 나를 보며 친구가 말했다.
"내가 이상한 걸까? 내가 이상한 거겠지? 나는 왜 이렇게 사람들 사이에서 잘 못 어울리는지 모르겠어. 만나는 게 좀 재미없다고 해야 하나. 그냥 여러 명이 어울려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게 재미없어. 그렇다고 그 사람들을 안 좋아하는 건 아닌데."
말하면서 나를 물끄러미 보던 친구가 물었다.
"너도 혹시 그럴 때 있어?"
움직이는 지하철을 따라 흔들리는 내 머릿속에는 친구의 질문이 머릿속에 가득 맴돈다.
- 나는 늘 그래.
집에 돌아와 자리에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을 정리해 본다.
만남의 시간을 돌아보면 즐겁기만 한데, 도대체 나는 왜 이렇게 문득문득 외롭다고 느끼는 걸까.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