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력이 의심될 때.
정신없이 일을 하다가 잠시 한숨을 돌리기 위해 휴게실로 걸음을 옮겼다. 휴게실 의자에 멍하니 앉아 커피를 마시며 지친 내 얼굴을 바라본다. 당장 회사 밖을 나가 하루만 이라도 아무 걱정 없이 쉬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그 와중에도 핸드폰은 쉼 없이 울린다. 내 손 안에는 끝없는 업무 메시지와 친구들의 메시지가 뒤엉켜 있다. 쉬는 동안 가벼운 수다를 나누고 싶은 마음에 친구들의 단톡 방을 열었다.
'나 드디어 취업했어.'
한 명의 좋은 소식의 뒤에는 축하의 메시지와 함께 서로의 근황이 달린다.
'정말? 축하해. 그간 고생 많았잖아. 그나저나 나 이번에 인센티브 받았어. 조만간 얼굴 보자. 한턱 낼께'
'와. 다들 좋겠다. 우리 회사는 아무것도 없는데.'
'뭐래~. 복지 좋고 이름 있는데 다니면서 뭘 걱정이야.'
끝도 없이 이어지는 들뜬 이야기에 조금 더 지친 기분이 들어서 폰을 내려놓았다.
- 나는 뭘 하고 있는 거지.
멍하게 앉아있는 내 옆으로 다른 부서의 동기가 다가왔다.
"저 오늘 퇴사해요. 가기 전에 인사드리려고 왔어요."
"아 그래요? 몰랐어요. 어디 다른 데로 가세요?"
별로 궁금하지는 않지만 예의를 차리기 위해 던진 나의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이 동기는 내 옆에 앉아 말을 이어간다.
"네. 아무래도 여기는 연봉 인상률도 별로고, 회사가 딱히 직원들을 챙겨주지도 않잖아요. 굳이 이런데 계속 있을 필요가 있나 싶었는데, 때마침..."
한참 동안 '내가 머물러 있는 곳'의 안 좋은 이야기와 동기가 '다시 자리 잡을 곳'의 칭찬이 릴레이처럼 이어진다. 그리고 그동안 내 머릿속은 점점 멍해져 간다.
사람들의 좋은 소식이 반갑지 않은 것은 아니다. 누군가가 잘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그 누군가에게 진심 어린 마음으로 축하를 해주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문득문득 나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는 것이 슬플 뿐이다.
지금까지 정말 많이 노력했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의 나는 기쁨이 없다. 허무하게 지쳐있을 뿐.
- 나도 정말 열심히 지내 왔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닐지도 몰라.
- 사실 나는 너무 게으르고 노력하지 않아서 지금처럼 지내고 있는 것 아닐까.
- 내가 정말 열심히 살아온 걸까? 최선을 다해서?
나의 노력에 의심이 더해지는 순간 무서워졌다.
- 사실 나는 너무 게으르고 노력하지 않으면서 혼자 지쳐있는 건 아닐까?
- 내가 잠시 쉴 자격이 있는 사람일까?
나는 정말 뭘 하고 있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