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스스로를 자책할 때
주변을 둘러보면 많은 사람들이 앞을 보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그러한 모습은 나를 더 발전시켜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그러나 때로는 그 원동력이 짐이 될 때가 있다. 즐거워야 할 나의 발전을 위한 노력은 어느 순간부터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처럼 다가온다. 조금이라도 손을 놓고 있으면 곧 뒤처져버릴 것 같은 불안감에 끊임없이 괴로워한다.
부지런하고 열심히 살면 우울한 감정을 느낄 여유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우울해하거나 잠시 멈춰서 한숨 돌리려는 사람들에게 마치 게을러서 지쳐있는 것처럼 말한다. 그들이 주로 하는 말은 이렇다.
' 바쁘고 정신없는데 우울해할 시간이 어디 있니.'
그러나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다 희망차고 즐거운 감정만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정신없이 바쁜 시간이 지나가고 나면 많은 사람들은 성취감 뒤에 허탈함을 느낀다. 내가 잘해왔는지 더 노력해야 할 일은 없는지를 돌아보며 내가 이룬 '목적'이 정말 '성공적'인가를 곱씹는다. 그런 생각의 끝에 긍정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대부분이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후회하게 된다. 조금 더 잘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또는 이게 정말 나의 최선이었을까.
노력하고 앞으로 나아갈수록 끝이 보이기는커녕 더 많은 할 일과 부족함이 보인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면 아직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이 많다. 문득 바쁘게 지냈던 나의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불안감이 밀려온다. 나는 여기에 서있는데 다들 나를 앞서서 나아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제대로 쉬지 못한 채 나는 또 다른 레이스에 슬그머니 발을 딛는다.
이러한 조급함과 불안함은 끝도 없이 나를 궁지에 몰아넣게 된다. 아무리 부지런히 움직이고 노력해도 항상 무엇인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그 부지런함과 노력이 늘어 갈수록 마음 반대편에는 우울감과 자책이 늘어간다. 그런 감정이 커져갈수록 나는 또다시 조급해진다. 그렇게 끊임없는 자책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바쁨의 끝에 찾아오는 우울감은 나에게 충분하게 쉴 시간을 보상으로 주지 않았을 때 많이 발생한다. 충분히 쉬었다면 다시 바쁘게 뛸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에 힘에 겨운일이 한두 번 발생하더라도 이겨 나갈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쉬어야 하는지 잘 모른다. 앞으로 달리기만 할 뿐 멈춰본 적이 많이 없으니까.
그러다 보니 바쁘게 살다가 잠시 쉬어야지 라는 생각으로 걸음을 멈추면 주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중에 가장 많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열심히 뛰고 있는 사람들. 나는 쉬려는 그 순간 조차 열심히 일하는 누군가와 나를 비교하면서 나를 괴롭힌다. 그리고 그 비교는 어느새 내가 다시 쉬지 못하고 움직이게 만든다.
쉬는 시간은 정말 중요하다. 잠시 짬을 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무엇인가를 보상으로 주거나 혹은 혼자서 멍하게 시간을 보내는 등 온전히 나를 위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는 시간.'
그게 바로 '나를 위한 쉬는 시간'이다.
내가 멈춰있는 동안 열심히 움직이는 사람들은 내가 움직이는 동안 충분한 휴식을 하고 다시 돌아온 사람들이다. 서로의 속도가 다르게 때문에 그런 모습들을 보지 못할 뿐이다.
내가 지쳐있다는 것은 그만큼 내가 충분히 노력해 왔다는 것과 같다. 주변을 둘러보며 비교를 하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자책하면서 앞으로 나가려고 노력하지 말자. 그것은 '멋진 노력'이 아니라 나를 괴롭히는 '자해'에 가깝다.
해놓은 게 없다는 마음이 들 때는 잠시 모든 것을 멈추고 쉬면서 나를 찬찬히 돌아보자. 하나하나 돌아보면 내가 가진 멋진 모습과 내가 이뤄둔 많은 일들이 나의 뒤에 가득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앞만 보고 주위와 비교를 할수록 나의 멋진 모습들은 더 보이지 않게 된다. 지금의 내가 얼마나 멋진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