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를 좋아한다.
정확히는 집에서 내리는 비를 보고 있는 것을 좋아한다.
비가 많이 내리는 아침은 걱정이 많아진다.
대부분은 출근과 관련된 걱정이다.
젖지 않고 회사에 도착하기 위한 수많은 노력들에 아침부터 모든 힘을 다 쏟는 느낌.
비가 많이 오는 눅눅한 업무시간을 버티고 나서의 퇴근길은 고민의 시작이다.
고소한 전 냄새가 나는 전집에 친구와 함께 가고 싶기도 하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서 혼자만의 평온한 시간을 보내고 싶기도 하고.
비 오는 주말에는 왠지 승자가 된 느낌.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창문으로 보면서 이불에서 뒹굴 거리면 행복한 기분이 든다.
나는 비 오는 날에 쉽게 기분이 쳐진다.
비 오는 소리에 조금이라도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쉽게 지친다.
조금 우울해질 때는 생각을 조금만 바꿔보자.
이렇게 비가 와도 좋을 때가 있었으니까.
오늘 하루 힘들어도 또다시 좋을 때가 올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