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만의 개기월식
3월 3일 저녁 8시 30분. 밤공기는 생각보다 차가웠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개기월식. 태양과 지구와 달이 일직선 상에 놓이는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더구나 정월 대보름과 개기월식이 겹친 것은 1990년 이후 36년만이라고 한다.
종일 날이 흐리고 하늘에는 구름이 가득했지만, 다행히 저녁이 되자 구름이 옅어지면서
달이 얼굴을 내밀었다.
달은 완전히 어두워지지 않고 붉은 빛깔을 띠고 있었다.
지구 대기를 통과한 태양 광선 중에서 파장이 긴 붉은색이 굴절되어 달에 도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딸과 함께 망원경으로 달을 들여다보다가
핸드폰으로 망원경에 비친 달의 사진을 찍었다.
지구의 그림자에 잠겨 평소에는 볼 수 없는 빛깔로
은은히 빛나는 달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지금 어두운 그림자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다면,
나만의 특별한 색으로 물드는 중인지도 모른다.
추위에 손가락이 얼어갈 즈음, 남편이 따뜻한 커피를 사왔다.
다음 개기월식은 2028년 12월 31일에 있을 예정이라고 한다.
그때도 이렇게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