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견

by 취향
Pensées

2-(274)
우리의 모든 이성적 사고는 결국 감정에 굴복하는 것으로 귀착된다.
이성이 기준으로 자처하지만 이성은 어느 방향으로나 휘어진다. 그래서 기준이 없다.

7-(252)
이성의 움직임은 완만하고 수많은 관점에서, 그리고 수많은 원리 위에서 이루어진다. 이 원리들은 항상 눈앞에 현존해야 하는데 이성은 이 모든 것들을 간직할 수 없으므로 오래 몽롱해지거나 갈팡질팡한다. 감정은 이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감정은 순식간에 발동하고 늘 움직일 태세가 되어 있다. 따라서 우리의 믿음을 감정 안에 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항상 비틀거릴 것이다.



이성에 대한 이견이 생겼다.


내가 생각하는 이성은 올바른 선택을 위한 도구이다.


처음으로 그와의 대화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아니 대화가 맞았을까?


.


나에게 적어 보낸 글을 반복해서 읽는다.


그의 기준에서 잘못되었다는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이 아닌

나에 대한 불신과 원망의 감정뿐이었다.


감정이 이성을 압도하는 순간이다.

그의 생소한 반응이 날카롭게 나를 쏜다.

그가 말한 이성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


어긋난 조각을 맞추는 과정이 사라졌다.

우리 사이를 이어주던 핵심이 사라졌다.

감정적인 피로에 회피로 답했다.


서로의 의견을 성실하게 전했고,

그의 선택에는 이별이 있었다.


몇 시간 전, 보고 싶다는 본능적인 감정과

이별의 타당성을 가르는 이성이 나뉘어 존재한다고 말한다.


.


후회가 남을 수 있는 언어를 멈췄다.

나의 시간을 기다렸다.

모든 결정이 나에게 도착해 있었다.


그와 주고받는 연락이 이상할 정도로 불편하다 느껴졌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났다.


그럼에도 나의 선택에는 이별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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