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슬픔

by 취향

열흘이 지났다.


매일을 일상처럼 보내고 싶었다.

마음을 무디게 할 약을 삼켰다.

고통 같은 감정을 피하고 싶었다.

정확한 이별에 반해 슬퍼하지 않았다.

잠깐의 답답함도 약이 해결해 주는 것 같았다.

쉬웠다.


.


한 달이 지났다.


감정이 동요되는 노래를 듣지 않았다.

내 마음을 어떤 수단으로도 다독이지 않았다.

내 목소리 이외의 다른 모든 소리를 들었다.


라디오를 켰다.

유쾌한 말소리가 나온다.

웃음소리가 가득한 드라마 대사가 들리다.

무의미한 대화가 오가는 회사 동료와의 통화까지.


오늘 라디오엔 노래가 나온다.

저녁 시간에 맞춘 조금 느릿한 음악이다.

익숙한 가사가 스치던 찰나,

목 놓아 울음이 터져 나왔다.


한없이 크게 흘러내린다.


.


이별을 미뤘던 10개월 전.


계속 울며 깨던 날들의 해방감,

놓친 시간에 대한 아쉬움,

그럼에도 그를 찾게 되는 그리움이 섞여있다.


다독임을 아는 눈물이었다.

모두 쏟아져야 사라지는 아픔이었다.

'아프다.'는 감정을 그대로 두었다.


이제 날 올곧이 보았다.

상처와 흉터가 보인다.

눈물이 없던 날에도 아프다 말했다.

그를 만나며 내가 날 혼자 두던 날들이 지나간다.


.


흘려보낸 시간이 글 위에 남아 아직 나를 어루만진다.

이전 13화흐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