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무렵 부모님과 외갓집에 놀러 갔더랬다.
밤이 되어 잘 준비를 하고 있는데,
나는 안방 거울 앞에서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걸 외할아버지가 발견했더랬다.
엄마는 나의 그 모습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가끔 그 상황을 얘기하곤 한다.
고작 3살 무렵의 나는 거울 앞에서 잠옷 셔츠를 혼자 입으려고,
첫 단추가 어긋나 있어서, 단추를 잠그려고 해도 옷이 이상해서,
계속 땀을 뻘뻘 흘려가면서, 단추를 풀었다가 채웠다가 끙끙 대고 있었더랬다.
몇 년간 이모들 사이에서 나는 '단춧구멍'으로 불렸다.
결과를 떠나서 최초의 도전이자,
타고난 집념 같은 걸 확인해 본 계기가 되어서일까,
엄마에게도 나에게도 인상 깊은 사건 중 하나다.
그러고 보면, 벌벌 떨면서도 끝까지 해내는 기질을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여기까지 온 것 아닐까?
작년 가을엔 이런 일이 있었다.
팀에 육아휴직으로 공백이 생겼고, 결원의 업무를 받게 됐다.
대체인력 충원도 없이,
갑작스레 두 명이 하던 일을 혼자 하라고 하니 어이가 없고, 화도 났었다.
이런 상황이 버겁고, 부정적인 생각이 피어올랐다.
글로 정리해 보면서 생각을 정리해 봤었다.
그리고 생각을 고쳐먹었다.
놓여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절충안을 찾았다.
1~2개월 해보고 정말 안 되겠으면, 충원해달라고 협의를 했다.
이 상황을 하나의 도전으로 바라보고, '업무 효율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업무를 카테고라이징 했고, 중요도를 정리했다.
유관부서에 업무협조를 요청했고,
상대적으로 중요도 낮은 업무는 타 팀으로 옮겼다.
그래도 그동안 서로 쌓아왔던 유대감과 신뢰가 있었어서,
내 상황을 안타깝게 봐주고 유관부서에서 도움을 줬었다.
3개월간,
대대적으로 업무를 손봤고, 간소화를 시도하고,
다시 피드백받고, 개선하고를 반복했다.
서서히 윤곽이 잡혔고,
그 무렵 새로운 사업프로젝트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인력충원이 이루어졌다.
도전 5개월 후,
업무 효율화가 안착했고, 도전에 성공했다.
또한 나는 문제에 직면해서, 방법을 찾고, 개선해 나가는 걸 좋아하는 것도 알게 됐다.
"그래, 뭐 한번 해보자!" 마음을 먹었고,
이 상황의 첫 단추부터 다시 다 풀고, 채우기로 결심했었다.
6개월 이후,
조직개편이 있었고.
유관부서의 도움과, 직장동료들의 응원과 도움 덕분에,
'단춧구멍'은 그렇게 승진을 했다.
단춧구멍의 도전은 계속된다.
Just Do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