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을 한다.
계획하고, 확인하고, 검토하고, 분석하고, 정리하고, 보고하고 의 반복.
업무에 몰입하면 분석적이며 T성향을 뿜뿜하고 있다.
퇴근을 하면, 나는 하나의 의식을 치른다.
퇴근길에 좋아하는 숲길에 천천히 산책을 하면서,
옷을 벗어내듯이, 직작인의 자아를 벗어내고 스위치를 OFF 한다.
OFF상태의 모습은 조금 다르다.
섬세하고, 감정이입을 잘하고, 마음이 쉽게 약해지고, 공감을 잘한다.
넘치면 부족하느니만 못하다고,
어느새 착한 아이 콤플렉스가 되어 '높은 기준의 착함'에
이리저리 휘둘리며 이용당하는 삶을 살았었다.
'나르시시스트, 소시오패스'가 이용하기 좋아하는 최적의 인물이었다.
이리저리 끌려다니고, 소진되어 바닥으로 떨어졌던 그때,
이렇게 살면 안 되겠구나,
내가 잘못 생각하고 살았구나.
라고 퍼뜩 정신이 들었다.
그 무렵 우연처럼 시작했던 글쓰기가,
꿈에서 깨어나듯 그렇게 세상을, 나 자신을 통찰하고 사유하는 시간을 갖게 해 줬다.
세상은 기다렸다는 듯, 스승들과 힐러들을 만나게 해 주었고,
치유는 자연스레 따라왔다.
일련의 과정을 온몸으로 겪고 경험한 나에게,
세상은 '안 살아본 삶'을 선물해 주었다.
내가 나로 살아가는 삶이었다.
'의식화되지 않은 무의식은 당신의 삶을 지배할 것이고,
당신은 그것을 '운명'이라고 부른다.'
- 칼 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