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 다녔던 사람들

이어진 과업

by 최웅


사람에겐 보이지 않는 속성이라는 게 있어,

그 애는 무리에 섞이려 하지만,

섞이지 못하고 겉면을 둥둥 돌아다녔지.


기름들 사이에서 물 같던 그 애는, 기름들 주변을 구경하며

왜 저렇게 못할까

왜 저렇게 못할까

아쉬움, 부러움, 밤이 오면 밀물처럼 차오르는 외로움.

이해받지 못하는 아쉬움,

내가 뭔가 잘 못된 건 아닐까 하는 막막함

섞이고 싶지만, 섞이지 못하는 답답함에

결국 선배들을 만났지.


투명한 물 같은 사람으로 태어나,

결핍과 괴로움을 인정하고, 관찰하고, 사유하고,

바닥으로 잠영하면서 작품들을 길어 올리며,

세상을 흘러 다녔던 사람들.


기름들과 어울리지 못할 바에야,

내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자신의 길을 개척한 선배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작품을 남겨 놓았지.

사랑하는 마음으로 따듯하게,

뒤이어 오는 후배들을 살뜰히 챙기는 마음으로.

그들만의 대를 잇는 과업.


작품으로 연결되어 있는 인류 과업의 흐름.

깊게.

깊게.

책 속으로 다이빙.

그리고 flow.


다행이다.

이젠 흐를 수 있어, 다행이다.


출처 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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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