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준기에게
"10대로 보내준다면, 돌아갈래?"
친구가 물었다.
10대..
초3부터 고등학교 졸업까지의 기간.
그리운 시절, 돌아가고 싶은 시절, 한창 좋을 나이, 순수한 시절, 걱정 없을 나이로
대변되며, 영화소재로 사용되곤 한다.
"아니, 안 갈 거야. 힘들어서.."
질문한 친구가 민망해할 정도로, 단호히 대답했다.
집에 오면서 그 질문이 다시 생각났다. 난 왜 그렇게 단호하게, '아니'라 할 수 있었을까?
10대를 후회 없이 보내서, 지금 현재에 만족해서 그랬을까?
돌아가도 별 수 없이, 다시 고생한다고 생각해서 그랬을까?
둘 다였을까?
불행을 경험해 봐야, 행복을 경험할 수도 있고,
어두운 게 무엇인지 경험해 봐야, 빛이 무엇인지 알 수 있고,
나와 맞지 않은 길을 가봐야,
나와 맞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있다. 10대엔 나와 맞지 않는 길을 가봤었다.
필요한 일들을 경험하고, 배워야 하는 과정을 겪었다.
약 20년 전 양육방식이 그러했듯, 다소 거칠고 엄한 가정교육 환경이었다.
존중은커녕, 비판, 평가, 지시, 통제가 지배적이었고,
오직 학업 성취를 위해,
옆을 못 보도록 가림막을 씌우고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처럼,
입시라는 목표를 위해, 억지로 끌려 살았던 날들이었다.
조금 놀거나, 딴짓을 하거나, 늦잠이라도 자는 날에는,
엄마 아빠가 힘들게 번 돈으로 투자하고 있으니, 쓸데없는 거 하지 말고,
공부만 열심히 하라고 하며,
의무감과 책임감으로 나를 통제하였으며,
난 그저 '네' 하면서 말을 듣고 따르는 것이,
이 잔소리와 다툼을 빨리 끝낼 수 있는 방법임을 학습한 상태였다.
그때부터였을 거다.
누가 시켜서, 억지로, 강압적으로 하는 것에 대해 싫어하게 된 것은.
그래도 10대로 돌아가고 싶진 않더라도,
버스에서 학생들을 마주치거나, 드라마, 영화에서 학창 시절 배경이 나오면,
그때 10대, 사춘기 시절 내 모습이 생각나곤 한다.
그럴 때면 또 마음 한편이 아려와, 지금의 내가 10대의 나를 만나는 상상을 한다.
딱 한마디만 건네고 올 수 있다면, 무슨 말을 할까?
어떤 말을 건네면, 10대의 나를 위로하고 용기를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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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10대의 네가 도망도 가고, 반항도 하고, 또 좌절도 하며 고생하고, 애쓴 덕분에,
지금의 나는.
무엇이 나와 맞는 길인지,
내 삶의 주인은 나였으며,
내가 나로 살아간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하다고,
이런 것들을 모두 배울 수 있었다고..
무섭고 불안했던 세상이, 이제는 편하고 친절해졌다고..
백 마디 말이 필요 없이.
고맙다는 한마디 말과 함께 따듯한 눈빛과 악수를 건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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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네 덕분이야"
https://youtu.be/WZduhwXVcXE?si=2qO1p-PBf-s8Jg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