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컵을 내려놓는다.
아직 따뜻하지만, 금방 식을 것 같은 온도다.
예전 같았으면 서둘러 마셨을 텐데
오늘은 그러지 않는다.
식어도 괜찮은 커피처럼
지금 이 시간도 조금 느려도 괜찮다.
창밖을 본다.
해야 할 일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하지만 잠시 미뤄둔다.
커피가 다 식기 전까지,
아니 어쩌면 다 식어버릴 때까지.
쉬어가는 데에는
대단한 이유가 필요하지 않다는 걸
요즘에서야 조금씩 배운다.
오늘은
아무것도 이루지 않아도 괜찮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