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차 <여행의 시작>
내향인에 걱정인형인 난 어딘가로 여행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남편은 연애할 때 내가 외향인인줄 알았다며 속아서 결혼을 했다고 했다. 그는 바깥공기를 들이마시지 않으면 병이 드는 사람이라 집안일도 집 밖으로 나가는 분리수거와 음식물쓰레기 버리기가 그의 담당이 되었고 주기적으로 콧속 공기를 타 지역 공기로 환기시켜줘야 했다.
그런 그가 이름도 생소한 조지아행 비행기표를 예매했다. 이번 여름에 여행을 갈 거란 걸 예상은 했지만 조지아라니. 물음표가 먼저 떠오르고, 다음으로 조지아 캔커피가 떠오른다. 나는 어차피 여행을 달가워하지 않으니 알아서 준비하라며 아무것도 계획하지 않는다. 숙소 예약도 루트 정하기도 일정도 그의 몫이다. 계획형 인간인 내가 여행 관련 조사를 시작하면 스트레스가 극심할걸 알기에 선택한 조치다. 그저 언제 떠나면 되는지, 언제까지 스케줄을 비우면 되는지, 아이들을 챙기고 짐을 싸는 것에 집중한다. 알아보지 않았기에 비행기 값이 싼지 안 싼 지, 더 좋은 숙소가 있는지 없는지, 더 좋은 루트가 있는지 없는지, 더 좋은 풍경이 있는지 없는지 모른다. 그저 현실에 충실할 뿐. 그저 눈앞의 풍경을 온전히 느낄 뿐. 여행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 것의 장점이다.
새벽 6시에 일어나 아이들을 깨운다. 아직 잠도 덜 깬 아이들이 그가 미리 예약해 둔 택시를 타고 비몽사몽 공항으로 간다. 아이들이 배고플까 봐 집에서 미리 챙겨 온 핫도그를 먹이고 그 사이 그는 공항에서 해야 할 일들(환전, 여행자 보험, 로밍 등과 같은 일들)을 착착착 처리한다.
공항 검색대에서 아무 생각 없이 챙긴 내 필통에서 연필 깎을 때 쓰는 커터칼이 나와 통과에 저지를 당했다. 시작부터 당혹스러움으로 땀이 삐질삐질. 연신 고개를 주억거리며 "죄송합니다."를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한다. 저런 험한 게 들어 있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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