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었어

4일 차 <네가 바로 시인>

by 딱따구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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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산에 이런 놀이터가 있다니.

아이들과 그가 해먹에 누워 수려한 풍경을 바라보며 충분히 해바라기를 즐긴 뒤, 산을 내려갈 준비를 했다. 남아 있던 밍밍한 오렌지 주스를 단숨에 벌컥벌컥 마시고, 화장실도 한번 들르고, 과자부스러기를 입에 털어 넣고는, 아이들과 함께 놀이터로 뛰어간다. 꼬불꼬불 나선형 미끄럼틀을 슝~ 하며 내려오는 아이들이 즐거워 보인다. 산을 올라올 때 말 무리가 놀이터에 모여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똥들이 바닥에 가득하다. 조지아에서는 항상 똥을 조심해야 한다.


내려갈 때는 올라왔던 길과 다른 길을 선택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잘못된 선택이었다. 평지에서도 종종 넘어지는 둘째 아이가 돌이 잔뜩 있는 내리막길을 걷기란 쉽지 않았다. 내려가는 내내 넘어질까 봐 잔뜩 긴장한 채로 둘째 아이의 손을 땀이 나도록 움켜쥐고 갈 수밖에 없었다.


피프스 시즌 호텔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파란 하늘이었는데 어느새 군데군데 커다란 구름들이 생겨 있었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생각나 마음이 급해졌다. 나와 그에게 비 맞는 것쯤은 별거 아니지만 아이들이 비를 맞아 젖는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에서는 아이들의 건강이 최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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