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의 사춘기 19
안녕하세요. 딱따구루이입니다.
지난주 이사를 하고 정리지옥에 떨어졌습니다....
어제 다이소에 들러 수납함을 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둘째 아이가 바다에 가고 싶다는 말에 '뭣이 중헌디'를 떠올리며 급하게 짐을 꾸렸습니다.
저는 지금, 바다 앞에 있습니다.
이삿짐 정리가 끝이 보이지 않아 당초 계획했던 일정에 큰 차질이 발생해 그림은 손도 못 대고 있습니다. 영상촬영을 위해 길러 왔던 손톱들은 이삿짐 정리를 하면서 다 부러지고 찢겨 엉망이 되었고 정리를 빨리 끝내고픈 마음에 몸을 갈아 넣다가 코피가 나고 손과 발이 퉁퉁 붓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왜 이렇게 초조한 걸까
업로드가 없어 줄어드는 팔로워수가 날 초조하게 만들었던 걸까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이 날 외면할까 봐 초조했던 걸까
퇴사를 하며 나만의 속도로 살아가기로 했던 다짐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바다에 가고 싶다는 둘째 아이의 말을 흘려듣지 않기로 했습니다.
'짐정리는 다녀와서 하지 뭐!'
'그림은 어수선함이 잦아들면 그리자.'
남편이 좋아하는 회를 먹으러 왔습니다. 이미 홀로 회와 술을 먹고 계시는 두 테이블이 있습니다. 이제 저희가 자리를 잡고 앉았으니 이곳에는 세 테이블의 손님이 있네요. 우연히 건너편 아저씨와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강원도가 태생이시라는 아저씨는 종종 세컨드 하우스가 있는 이곳에 낭만을 먹으러 놀러 오신다네요. 저희의 대화에 관심을 보이던 혼자 여행하기를 좋아한다는 청년도 합세해 함께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술 한잔에 기분이 좋아지신 아저씨께서 둘째에게 용돈 만원을 주셨습니다.
여행의 묘미입니다.
아직 어린 둘째는 어딜 가나 귀여움을 받는 편입니다.
아저씨들에게 인기만점인 아들입니다. 이 귀여움은 해외에서도 종종 먹힙니다. 하하.
국내 여행을 가면 꼭 들르는 곳 중 하나가 시장입니다. 키가 작아 나이보다 더 어리게 둘째 아이를 보시는 분들이 꼬마가 귀엽다며 말을 걸어 주시고 과자 사 먹으라며 천 원을 건네십니다. 푸근한 인심과 정, 아이를 귀여워해 주시는 마음이 좋아 시장 방문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여행에서 선물처럼 받게 된 낯선 이의 친절, 즐거운 일화, 감사한 마음을 책이라는 기록물로 남기고 싶습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면 이삿짐정리를 대강 마무리하고 슬슬 그림을 그려야겠습니다.
기억이 더 희미해지기 전 조지아 여행기도 다시 연재해야겠습니다.
다음 주에는 시작과 끝으로 브런치에 돌아오겠습니다.
그때까지 감기조심하세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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