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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연 Aug 16. 2023

느닷없이 맞닥뜨리다. 그곳. 일본 치바

일본생활기

일본 소학교 운동회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2023년 1월 17일

우리 가족이 일본에서 생활을 시작하게 된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이다.

 


결정하기 전까지 왜 고민과 걱정이 없었을까..​.... 초5, 초1 두 아이가 과연 말도 안 통하는 일본 소학교에 가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부모로서 나는 아이들을 위해 과연 무엇을 도와줄 수 있을지 초조했다.


신랑 회사에서 파견되어 나온 한국 직원들이 꽤 있다. 하지만 초등학생 자녀를 동반하는 가족은 우리가 처음이었고 그만큼 큰 용기가 필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두려움이라는 녀석이 시시때때로 찾아왔지만 우리에겐 희망의 힘이 더 컸고 그래서 주저 없이 결정했다.


가족은 함께 있어야 한다고! 그리고 아이들에게 분명 힘든 점도 있겠지만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설렘 반 걱정반으로 아이들은 첫 등교를 했고 나름대로 잘 적응하며 지내고 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주변 사람들. 심지어 친정, 시댁부모님들 조차도 아이들을 말도 통하지 않는 일본 소학교에 어떻게 보낼 거냐고 그냥 아빠만 보내라고 만류했다. 하지만 우린 잘 해내고 있다. 말도 안 통하는 낯선 환경에서 매일 희망을 보여주는 아이들의 모습이 때론 대견하고 때론 울컥하며 아이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는 요즘이다.



2022년 더위가 어느 정도 고개를 숙였고 여느 때처럼 평범했던 어느 날 느닷없이 남편은 나에게 일본 치바에 있는 본사에서 파견 제의가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일본. 그것도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치바라는곳에서 우리 가족이 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생각지 못한 일이었고 과연 우리가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나에게 “ 엄마! 나 새로운 나라에 가서 경험해 보고 싶어. 난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큰딸의 그 한마디가 얼마나 큰 힘이 되었던가! 딸의 그 말이 남편을 따라 함께 일본으로 가겠다는 결정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던 용기가 되었던 건 사실이었다.


나는 늘 아이들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불편을 극복하고 용기 있게 자신의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모험생이 되기를 바라왔다. 어쩌면 남들과 다른 곳을 향해 가는 것, 이것이 가장 큰 대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믿는 것이 답이다. 익숙한 곳에서 경험할 수 없는 우리만의 특별한 오늘의 시간들이 우리 가족을 더욱 단단하게 한 걸음 내 디딜 수 있는 용기를 줄 것이라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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