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노트 26.] 걱정하지 마
버팀과 포기의 중간
1년에 강원도 속초는 2번 정도는 갔다 오는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 강원도 속초를 가려면 서울 양양 고속도로를 타고 갈 수 있는데요. 다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양양 고속도로는 터널이 참 많습니다. 60개가 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우리는 참 많은 터널을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터널에 들어갈 때, 갑자기 어두워지면서 중간쯤 갔을 때는 이 어둠은 언제 끝날까, 그리고 저 멀리서 보이는 빛을 보면서 이제 어둠의 시간이 지나가는구나 하면서 안도를 하게 되죠. 그리고 끝났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또 다른 터널로 바로 들어가면서….
“아~~ 나의 인생은 정말 쉽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어제 너무나도 힘든 조직 생활을 하고 있는 친한 후배분과 티타임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떠올랐던 첫 번째 생각이었습니다. 참 직장 생활 쉽지 않다. 우리는 각자 최선을 다하면서 일을 하고 있지만, 조직에서 일어나는 정치적인 일들, 어쩔 수 없이 만나게 되는 조직 내 빌런들, 우리가 control 할 수 없는 변수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서 마음의 상처를 넘어서 병을 얻게 되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어둠의 터널에 계신 분들에게 무조건 버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고 살아가야 하는 세상은 버팀과 포기라는 중간의 지점을 잘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 그러면 정말 병이 납니다. 지금 우리가 버티고 있는 이 인내와 인고 시간을 통해서 우리 개인의 발전을 넘어서 훗날에 우리 주변에 나와 비슷한 상황의 동료/선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귀한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2023년은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고 가장 큰 마음의 병을 얻었던 시기에 저에게 가장 큰 위안이 되었던 말이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 “정말 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 그때 제가 가지고 있었던 고민과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해 주는 솔루션은 아니었지만, 제가 어둠의 터널에 혼자 있는 것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고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던 말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걱정하지 마”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