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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티ET

04. 이소룡에서 프레디머큐리까지 이소룡에서 취권까지

어제부터 이번 주 블로그에 포스팅할 영화를 한 편 보고 있었다. 포스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갑자기 생각난 게 있어서이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내가 애정하는 BBT80 블로그에 그룹 QEEN의 음악이 올라온 것을 보는 순간,


이 영화를 올리고 싶어졌다.



W : 2018년. 코로나 직전,


W : 롯데몰 김포공항점


W : 가족과 함께


W : 보헤미안 랩소디


W : 보았던 기억이 난다


H : 재미있게? 짠하게~?







나는 스타가 되지 않을 것이다, 전설이 될 것이다.


공항에서 수하물 노동자로 일하며 음악의 꿈을 키우던 이민자 출신의 아웃사이더 ‘파록버사라’ 보컬을 구하던 로컬 밴드에 들어가게 되면서 ‘프레디 머큐리’라는 이름으로 밴드 ‘퀸’을 이끌게 된다. 시대를 앞서가는 독창적인 음악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관중들을 사로잡으며 성장하던 ‘퀸’은 라디오와 방송에서 외면을 받을 것이라는 음반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려 6분 동안 이어지는 실험적인 곡 ‘보헤미안 랩소디’로 대성공을 거두며 월드스타 반열에 오른다.

그러나 독보적인 존재감을 뿜어내던 ‘프레디 머큐리’는 솔로 데뷔라는 유혹에 흔들리게 되고 결국 오랜 시간 함께 해왔던 멤버들과 결별을 선언하게 되는데…


세상에서 소외된 아웃사이더에서 전설의 록밴드 ‘퀸’이 되기까지,


우리가 몰랐던 그들의 진짜 이야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영국의 두 번째 여왕이라 불리는 전설적인 록 밴드 ‘퀸’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개봉 전부터 이목을 집중시켰다. 록 밴드 ‘퀸’은 1973년 첫 앨범 ‘Queen’을 발매, 첫 번째 투어를 시작으로 자신들의 음악을 알렸다. 또한 1975년에는 음악 역사에 길이 남을 명반 ‘A Night At The Opera’를 발표, ‘퀸’만의 파격적이고 독특한 구성을 가감 없이 담아낸 첫 싱글 ‘Bohemian Rhapsody’를 선보이며 그 해에 영국 내 9주 연속 1위라는 신기록을 달성했다.

-출처 :네이버 영화-


출처 : 네이버 영화


영화를 보며 프레디 머큐리의 삶. 배경. 음악. 예술. 친구. 연인..... 때론 동정심도 들고 그가 겪는 성 정체성에 대한 거부감도 들지만 한 인간으로서는 많이... 불쌍했다.

극한의 고독과 소외감에서 오는 고통을 악용하는 악랄한 매니저를 보며 악마 같다 여겼다. 어쩌면 악마는 그들에게 영혼을 팔라고 하는 존재가 아닐까? 순수하고 고결한 영혼을 바치면 내가 더 좋은 걸로 주겠다며

한 인간을 망가뜨리며 파멸의 길에서 퍼올린 매우 자극적이고 자멸적인 쾌락의 결과물을


너의 최고의 작품으로 주겠노라 유혹하는 건 아닌지.



내가 네 곁으로 지나갈 때에 네가 피투성이가 되어 발짓하는 것을 보고 네게 이르기를 너는 피투성이라도 살라 다시 이르기를 너는 피투성이라도 살라 하고(에스겔 16:6)




정녕 이것이 인생을 향한 하나님의 뜻이다. 또 다른 프레디들이 있다면...


너는 살라~~ 피투성이라도 살라~~



“나는 스타가 되지 않을 것이다, 전설이 될 것이다”



너무 일찍 전설로만 남은 건 아닌가? 오래오래 팬들에게 건강한 사랑과 건강한 모습으로 사랑받았으면 좋았을 텐데... 싫어하거나 질타하기엔 너무 여리고 작은 사람 같았다.

가족이 함께 보며 조금 우려스러운 면도 없지 않았지만, 그저 음악에 흠뻑 빠지게 만든 영화였다. 그게 음악이 가진 매력 아닐까?





출처 : 네이버 영화


극 중에서 보여주는 그의 천재적인 음악성은 말해 뭐 해~이다.


나의 표현력이 너무 부족하다. 그저 우리 귀에 익숙한 QUEEN의 음악들은 모두 프레디 머큐리가 썼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런 금기를 깬, 일상을 깨 버린 뭔가 깨고 나온 그만의 독특한 세계가 온통 그의 음악에 녹아 있을 것이다.


* 본디 랩소디(rhapsody)는 악곡의 형식 중 하나이다. 광시곡(狂詩曲)이라고도 한다.


이 말은 본디 서사시의 한 부분이라는 뜻이나, 음악 용어로써의 랩소디는 주로 서사적·영웅적·민족적 색채를 갖는 환상적인 자유로운 기악곡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브람스와 리스트의 작품이 널리 알려져 있다.


사실, 난 이 어울리지 않는 영웅적 광시곡을 보헤미안에다 붙인 창의적 생각이 프레디가 가히 천재구나
싶었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가사는 알았다면 들려주지 않았을 법 한 가사로 되어 있다. 말하자면 소년이 살해를 하고 엄마에게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살라고 하며 떠나다 말고변 명하는 그런 류의 음악이다. 가만 보니 죄를 짓고 뭐 감옥 가기 직전의 두려움과 변명과 소리침. 가끔 멜로디에 속아 내포하고 있는 내용을 미화시키곤 하는데... 강력하다. 나는 멜로디를 좋아하지만 가사는 내 취향이 아니었음을




오늘, 이웃 블로거님의 포스팅을 보니 1987년에 데뷔할 때 이미 HIV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영화를 보면 마지막에 거의 죽음을 알면서 연주하는 장면이 프레디 머큐리의 시작과 죽음이 같은 게 아닌가 싶었다.


천재적인 예술성을 갖고 세상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살아내는 예술가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본디 예술이란 세상을 만든 분에 대한 찬양과 경배에서 시작된 것임을 안다면 그다지 무리하지 않아도 될 듯싶은데... 영혼을 쥐어짜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오늘 그의 음악을 감상하며... 영화를 다시 한번 기억해 보는 것도 이 세찬 비바람만큼이나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 간 뮤지션의 영화와 음악.



초등학교 때, 친척 중에 엄마의 사촌동생인 아저씨라 불리는 친척이 있었다. 촌수가 높아서 그렇지 당시 고등학생 오빠 같은 촌수만 아저씨였다. 이 아저씨가 집에 놀러 오면 우리는 너무 재미있었다. 나중에는 길게 집에서 나와 우리 집에 기거하며(어느 순간 집을 탈출해서 우리 집에 기거)


그때가 언제인지 모르겠는데..... 제일 먼저 우리의 귀를 틔어준 게 QUEEN이었다. 프레디 머큐리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내 귀에는 매니큐어로 들렸다. 어떻게 알았는지 아저씨는 러닝에 청바지를 저렇게 입고서는 의자에 다리를 걸치고서 매일 기타를 치곤 했다. 드럼을 가르쳐 달랬는데 부모님께 혼나서 기타 학원을 등록해 놓고 이 외아들 아저씨가 가출을 했었나 보다.


아저씨는 우리이게 인당 500원씩(50원인지 500원인지 기억이...) 내면 자신이 본 영화를 음향효과와 액션까지 넣어서 재현해 줬다. 당시 유행했던 이소룡, 성룡... 취권부터 한국 영화까지 우리 삼 남매를 앉혀 놓고 말이다. 어찌나 재미있던지 영화를 볼 마음이 생겨나지 않았다. 그러고 나면 팝송을 알려줬다. 아마도 제일 먼저 퀸을 소개해 주지 않았을까?


당시 엄마는 아쉬우나마 애들과 놀아주는 것은 좋으나, 우리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줄까 고민도 많았던 것 같다. 그러나 정도 많고 상황도 그래서 엄마는 아저씨를 우리와 함께 잘 돌봐줬다. 생각해 보니 요즘 고등학생들은 저런 경우가 거의 없는데... 결국 아저씨는 우리 집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주변 친척들이


'저 애가 대학을 가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


아!

그 후로 주변 친척들은 자신들의 손가락을 벌벌 떨며 들여다봤다는 후문~

왜냐하면 본인도 믿기지 않을 J대에 당당히 합격을 한 아저씨 때문이었다.



QUEEN의 탄생과 함께 어린 꼬마 앞에 혜성처럼 등장해서


때론 프레디 머큐리로~


때론 취권의 성룡으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며 나를 신비로운 팝의 세계로 인도해 줬던


우리 아저씨가 보고 싶다.


그도 그의 아픔을 퀸과 성룡으로 대신했던 건 아니었을까?



미안해요, 프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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