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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Apr 26. 2016

Alone

달총이














겨울의 창백함이 도시와 어울리던 날, ‘춥다’라는 말을 5분 간격으로 외쳤던 날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카페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러나 이곳 카페들은 죄다 흡연이 가능한 공간이었기에 담배를 피우지 않는 나는, 매번 장소를 바꿀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 보니 사람 없는 한적한 곳을 찾아다녔다. 그날도 다시는 찾지 못할 만큼 구석진 카페였다. 한 사람이 들어오자마자 익숙하게 커피를 주문하고는 자리에 앉아 담배를 만들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손을 멈추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지만, 우주를 거쳐야 닿을 수 있는 어떤 행성처럼 멀게만 느껴 졌다. 그리고는 담배에 불을 붙였고 깊게 들이마신 후, 긴 연기를 내뿜었다. 바깥 공기가 차가워 걸음을 재촉해 숙소로 향했다. 그러다 마주친 뒷모습에 카페에 앉아 있던 당신이 떠올랐다. 같은 사람은 아니었지만, 왠지 그 사람과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낮게 시선을 깔고, 유난히 천천히 걷는 당신의 마음도 우주만 한 것 같았다. 나와 당신, 그리고 카페에 있던 당신까지해서 친구가 된다면 말없이 서로의 빈 잔을 채워줄 사이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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