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이라..

별거 있나?

by 구자룡

"여기 맛있어서 또 왔어요.", "과일은 여기서만 사요. 정말 맛있어요.", "이건 어떻게 하는데, 이렇게 맛있어요?" 아내와 같이 밖에서 먹거나, 과일을 사게 되면 옆에서 듣는 말들이다. 음식점이나 과일 가게나 한 번 아내가 맛이 좋다고 느껴지면, 반드시 한 번은 더 간다. 그런 후에 다시 가서도 맛이 마음에 들면 소위 단골이 된다. 그러다 보니 과일을 사도 하나 더 받게 되고, 콩국수 먹으러 가면 국수 사리나 콩국물 추가 서비스도 당연히(^^) 받는다.


돈 추가로 들어가는 거 없다. 그냥 웃는 얼굴에 말 한마디였다. 그거면 사과는 하나, 그날 사장님 기분이 좀 더 좋으면 두 개는 더 들어온다. 사과 하나의 가격을 천 원으로 가정한다면, 표정과 말로 천원이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말이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단순히 돈 천원이 아니라는 말이다. 옆에서 가만히 듣고만 있는 나의 소소한 행복이 덤으로 들어온다. 옆에서 아내의 가방과 장바구니를 들고 서있거나, 카페의 주문대 앞에 서서 아내와 사장님의 대화를 듣고 있노라면 미소가 만들어진다.


사실 듣고 있으면 무안할 것 같기도 한데, 이게 너무나 자연스럽다. 말로 해서 사과 하나 더나 콩국물 추가를 얻는 게 실제의 목적이라고 하면 이게 그렇게 자연스럽게 나올 수는 없다. 사과 하나 더 주는 사장님, 콩국수 사리 하나 서비스해주시는 사장님의 표정을 보면 안다. 모두가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다.


어제는 아내가 멋진 카페를 알게 되었다고 하면서 가보자 했다. 길을 나서면서 긴가 민가 했다. 아내와 나의 커피 취향은 다르기 때문이기도 했고, 아내는 블랙을 마시고, 나는 카푸치노를 마시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단 가보자 마음먹고 아내와 같이 길을 나섰다. 약간 의외였던 것이 카페 위치가 번화가는 아닌 듯하고, 아주 자그마한 카페였다. 역시나 아내는 "지난번에 커피와 빵이 맛있어서, 신랑하고 같이 왔어요."라는 말과 함께 주문을 했다. 역시나 카푸치노 맛은 좋았다. 분위기도 운치 있었다. 그렇게 또 탁월한 카페 하나를 발굴했다.


카푸치노를 한 잔 마시고 나서 한 잔 더 마시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도 오랜만이었다. 이어 이 카페의 커피 맛이 왜 이렇게 맛이 있는지에 대한 아내의 설명이 이어졌다. 아내의 설명이 일견 이해가 되기도 하면서 다 이해가 되지는 않았지만, 맛은 좋았다.


그런가? 코로나와 같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사장님과 손님이 좋은 말을 주고받고, 운치 있는 카페에서 웃으며 맛있는 카푸치노 한 잔을 마시는 것이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인가? 그렇다고 하는 게 정답일 것인데.. 생각 깊게 할 거 없다. 그러면 그런 거다. 이런 행복도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