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의 육아

원더윅스(Wonder Weeks) 편

by 마흔아빠

오랜만에 글을 쓴다. 다시금 말하지만 글을 쓰는것 자체가 오랜만이다.

그 말인 즉슨, 글을 쓰기 위해 핸드폰이고 태블릿이고 붙잡고 있을 정신 조차 없었다.

회사일이 바빠서 라는 핑계를 대지는 않겠다.

원래도 회사는 항상 바빴으니까.


라라가 생후 60일이 되면서 육아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

흔히 말하는 원더윅스(Wonder Weeks)가 시작된 것이다.

누가 처음 제시한 개념인지, 의학계의 검증이 있었는지, 얼만큼 많은 표본을 바탕으로 산출된 것인지, 원더윅스라고 표시된 날짜가 원더윅스가 아니라고 표시된 날짜보다 더 많은데 이게 의미가 있는 날짜인지, 정말 이것만 버티면 기적처럼 아기가 그만 우는 것인지?!

궁금한것은 많지만 알수 있는것은 적다.

결론은 그냥 아기가 어마어마하게 울기 시작한다는 거다.


원래 아기는 울지 않느냐고? 그렇지 아기는 운다.

하지만 그냥 우는것과 무슨수를 써도 달래지지 않는 울음을 밤낮 가리지않고 터뜨리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배가 고픈가? → 분유를 물려줘도 운다!

✓배가 아픈가? → 응아를 하면서도 울고, 하고나서도 운다!

✓더운가? → 실내 기온은 25도로 쾌청하다! 산후통으로 고생중인 아내는 춥다며 긴팔, 긴바지에 양말까지 신고 있다!

✓그럼 추운가? → 모르겠다!

✓졸린가? → 자면서 운다!

겨우겨우 잠든것 같아 눕힌 아기가, 내려놓자마자 눈도 못뜬 상태에서 미간을 찡그리고 아랫입술이 윗입술을 덮기 시작하며 실시간으로 후앵 후앵 울음을 시동거는 그 공포스러운 모습을 본적이 있는가!

그때 시간이 새벽 3시 반이었을때의 심정을 아는가!

✓어떻게하면 좋은가? → 나도 모른다! 누가 좀 알려달라!!!


오죽하면 예방접종차 소아과에 방문했을때 의사선생님께,


"애가 울어요... 너무 울어요..."


라며 하소연도 해봤다.

역시 전문가 답게 의사선생님의 답변은 간단명료했다.


"크느라 그래요"


결국 아기는 크느라 힘들어서, 크느라 아파서, 크느라 피곤해서, 할줄아는 소통방식이라곤 울음밖에 없어서, 그냥 우는 거다.

'새벽의 상념' 편에서 언급했던 '예수 늘 함께하시네'의 후렴구인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는 진리의 말씀을 머리속에 끊임없이 되뇌이며 버티는게 답이다.


돌이켜보면 첫째 밤톨이때는 지금 라라보다 더했다.

배앓이가 심했던 밤톨이는 엄마 아빠와 붙어있으면 배가 따뜻해서인지 잠들었다가,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누가 때려도 이렇게 심하게 울긴 쉽지 않겠다 싶을만큼 자지러지게 울었다.


애 재우고 먹으려고 밥을 다 차려놓고도

둘다 밤톨이와 씨름하느라 식은땀 범벅이 된채로 11시가 넘어서야 차디차게 식은 밥을,

애가 깰까 두려워 숨소리도 참아가며 우걱우걱 씹어 삼켰어야 했다.


그랬던 아기가 지금은 예쁘게


"엄마 아빠 안녕히 주무세요. 사랑해요"


하고 잠들어서는 10시간을 내리잔다.

(물론 안그런 날도 많다!ㅋㅋㅋ)


라라도 분명 그럴 거다. 이 힘듦은 반드시 지나간다.

힘들지만 어쩌랴. 부모된 자의 숙명이자 특권인 것을.

멘탈은 쿠크다스보다 아슬아슬하고,

웨하스 부스러기 보다 가루가 되어 흩날리는 기분인데다,

손목, 어깨, 허리, 무릎, 발목, 발바닥 안아픈 곳이 없지만,

사랑으로 참으며, 온유함으로 섬기며

우리 사랑스러운, 천사같은, 보석같은 예쁜 아가를 한번더 안아주러 가보자.


내가 내 아이를 안아줄 수 있음에 감사하며,

한번더, 한번만더, 꼭 한번만더, 이번까지만, 안아주자.

그러면 분명, 아이와 눈을 마주하며 해맑게 웃을 수 있는 날이 밝을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