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의 육아

태교편

by 마흔아빠

K-팝, K-푸드, K-뷰티 등등...요즘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1위인 항목들이 참 많아졌다.

감히 K-컬쳐 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느낌이다.


우리네 어린시절, 해외에서 '한국' 하면 제일 먼저 핵미사일 발사를 떠올리는 외국인들이 절대 다수였던 때와 비교하면 상전벽해가 아닐 수 없다. 말하고보니 무슨 세상 다살은 노인의 과거 회상 같지만 불과 몇년전만해도 외국인들 중에서 북한에 대해서 알기만해도 꽤나 지식인이라는 인상이 강했었다. 일례로 '삼성'이라는 기업의 헤드쿼터가 한국에 있다는 말을 믿지 못하던 외국인들도 많았었다.


지금이야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앞서나간다지만, 과거로부터 꾸준히 이것만큼은 우리나라를 따라올 곳이 없을것이라 자부할 수 있는게 "교육열" 일 것이다.

입시지옥부터 선행학습, 사교육 열풍까지 누가 감히 우리나라의 교육열이 글로벌 수준에서 뒤떨어진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초등학생에게 수학의 정석을 시킨다는 뉴스가 개인적으로는 충격으로 다가오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기가 뱃속에 있을때부터 교육을 시키는 마당에 초등생이 정석 문제를 푸는게 뭐가 그리 놀라운가 싶기도하다.


태교 관련 컨텐츠만 찾아봐도 태교 동화, 태교 음악, 태교 음식, 태교 공예, 태교 여행, 심지어 태교로 문제집(?!)을 푸시는 분들도 계시다고 하니 참 무궁무진하다.

우리도 평범한 대한민국의 부모들 답게 첫째 밤톨이때 정말 열심히 태교를 했었다. 물론 다른 분들이 보시기엔 가소로운 수준일 지 모르겠으나, 아내가 입덧이 너무 심했던데다 코로나 시기여서 더더욱이 태교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기 쉽지 않기도 했다.

그럼에도 항상 집에 클래식 음악과 잔잔한 찬양을 bgm으로 틀어놓고 있었고, 매일 밤 자기전에 아내의 배에 튼살크림을 발라주면서 "아빠가 읽어주는 태교동화" 책을 열심히 읽어주고, 자장가도 매일 불러줬었다.

당연히 태담도 정말 열심히 하면서 태동으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래봤자


:밤톨아 이거 밤톨이 발이야? 간지럽혀야지~ 우히히히...으잉? 왜 도망갔어? 아빠가 간지럼태우는거 싫어? 아빠 장난이야 발 다시 보여줘~"


수준이긴 했지만 우리딴에는 정말 최선을 다해 태교를 했었다.

그리고 밤톨이 태교때 읽어줬던 책들은 훗날 둘째가 생기면 다시 읽어줄 것을 굳게 다짐하며 책장 한켠에 고이고이 모셔두었다........그리고 그 책이 다시 펼쳐지는 일은 없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


둘째의 설움이랄지, 숙명이랄지, 라라가 뱃속에 있을때 상황은 밤톨이 때와는 사뭇 달랐다.

밤톨이도 많이 컸다지만 여전히 어린 아이를 혼자 냅둘수도 없고, 세상 모든 사랑과 관심을 혼자 독차지 하다가, 갑자기 엄마가 배가 나오면서 자기를 번쩍 들어 안아주지도 못하는 상황에 던져졌으니 얼마나 서럽겠는가. 그러니 라라가 나오기 전까지 더 밤톨이에게 신경을 써주려고 노력했었다.

첫째의 육아와 여유로워질 날 없이 바쁜 삶에 치여 살다보니 태교는 커녕 하루하루가 전쟁같이 라라의 임신기간을 보냈다. 태교 도서는 고사하고 태담도 제대로 못해주다보니 괜시리 라라에게 미안한 감정마저 들었다.

그래서 라라가 태어나던날, 분만실 앞에서 대기하면서 속으로 '아 애가 태어났는데 아빠 목소리도 못알아 들음 어카지;;' 라는 고민을 하고있었더랬다;;;

라라가 태어나고(심지어 이녀석은 우렁차게 울지도 않았다. 분만 직후 아주 잠깐 분만실에 정적이 돌았던 그 순간, 의료진들이 긴장하는 감각은 대기실까지도 느껴질 정도였다),

"라라 아버님 들어오세요~"

하는 소리에 들어가서 꼬물대며 뺙뺙 거리는 핏덩이에 손을 올리고

아주 가끔, 그렇지만 최선을 다해 불러줬던 자장가를 불러주자 너무나도 고맙게도 우리 라라는 울음을 뚝! 그치고 가만히 엄마 아빠의 노래소리에 귀를 귀울여줬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우리는 밤톨이때 보다 라라때 더 많이 태교를 했고 태담을 해줬던 거였다.

밤톨이때 태교를 열심히 한다고는 했지만, 첫 아이다보니 배에다 대고 이야기하는게 영 어색하기도 했고, 가끔은 피곤하다는 이유로 스리슬쩍 넘어간적도 몇번 있었다.

하지만 라라는 반강제로! 오빠 밤톨이에게 밤마다 자기전에 자장가를 불러줬기에 뱃속에서 같이 듣고 있었을 것이다.(자장가는 첫째와 둘째 동일한 노래로 통일하자고 결정한 우리 아내님 만세)

그러니 오히려 밤톨이보다 훨씬 더 많이,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뱃속에 있는 기간 내내,

같은 자장가와 기도와 잘자라는 속삭임을 들었을거다.

그러니 라라에게 조금은 덜 미안해하련다.


우리는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오늘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이 생명을 사랑으로 섬기며 양육해 나가길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