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의 공간
가끔 악몽을 꾼다. 악몽을 꾸면 바다인지 강인지 모를 곳에 깊숙이 빠진다. 그 깊은 물 안에 잠겨 허우적대다 결국엔 익사하고 마는 꿈을 자꾸만 꿨는데, 나는 그 꿈을 꾸는 것을 알지도 못했다. 끙끙거리며 울면서 앓다가 엄마가 깨우면 그제서야 악몽을 꿨다는 사실을 깨닫곤 했다. 그조차 잊고는 했다.
무슨 심정이 어떤 무의식이 그런 꿈을 만들어낸 걸까. 해몽 같은 것은 믿지 않지만, 평소에 하는 생각이나 최근의 심리적 요인이 꿈에 끼칠 영향과 연관은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엔 몸이 절전 상태에 들어갔을 때 자신의 뇌에서 틀어져 나오는 영상일 테니까.
꿈에서 나는 계속 죽었다. 그때의 나는 죽고 싶어 했지만, 악몽은 고통스러웠다. 사실은 죽고 싶지 않았던 거다. 나는 죽음이라는 수단을 통해 힘든 현실을 외면하고 싶었으나,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 누구나가 그러고 싶을 것이다. 나도 그러고 싶었겠지.. 당연하게도.
나는 회피와 희망을 동시에 품었던 거다. 그 두 가지가 동시에 충돌하니 그런 꿈을 꾸며 그렇게 고통스러웠던 거다. 그래서 나는 수면제를 처방받았다. 악몽을 꾸지 않도록. 꿈 자체를 꾸지 않기 위해. 그러나 나는 꿈을 종종 꿨다. 깨고 나면 기억은 곧 휘발되고는 했지만.
나도 수면제라는 보조가 없이도 악몽 따위 꾸지 않을 날이 올까. 이제는 회피 없이, 희망만을 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