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고도 거대한 감옥

벗어날 수 없는

by 백일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지독한 감옥이었다. 나의 감옥은 포근하고도 무척이나 두려워서, 의지할 곳이 그곳 밖에 없으면서도 결코 그곳을 온전히 의지할 수가 없었다. 죽어도. 그래, 어쩌면 죽고 싶어지게 만드는 곳이었다. 나의 감옥은.


안락했던 그곳은 낙원인 줄 알았고, 나는 단단한 철창이 그저 조금 억센 울타리인 줄로만 알았다. 어리석은 어린 아이의 착각이었다만. 눈을 뜨고 자란 곳. 차가워도 기대며 나의 온기를 앗아가도 체온이 같아지면 이제 된 거라며 불안을 삼키면서 억지로 안심하던.


시간이 지나면서 그곳이 나를 가두는 감옥이라는 것을 깨닫고 절망하고 좌절하고 체념하자 나는 지겨워 진절머리가 났다. 어떻게 해도 벗어날 수 없다고 느껴지는 곳에서 발버둥치는 내 모습이 처절하고 처량했다. 불쌍해. 너무나도 불쌍해.


그러나 나의 감옥은 낡고 삭아갔고, 나에게만 강하고 튼튼했기에 안타까우면서도 무척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밉고 원망스러웠다. 증오스럽기까지 했다. 왜. 왜 나에게만. 왜 하필 나에게만. 죽여줘. 나를 해방시켜줘.


나는


내 감옥을 탈출할 수 없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악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