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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봄 Feb 10. 2022

153. 지도자의 덕목

요즘 어딜 가도 그야말로 선거 열풍입니다. 우리 시대의 지도자를 뽑는 만큼 축제처럼 진행되길 바라지만 현실과 이상은 다른 부분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도자의 중요성에 대해 이미 촛불시위로 체감하게 된 국민인 만큼 이번 선거가 예전에 비해 더 크고 중대한 의미로 다가오는 것만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지도자의 덕목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지도자는 어떠해야 하는지, 어떤 성품을 지녀야 하는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공통된 것은 지도자에게 거는 기대가 무척 크다는 것이지요.      

장자와 함께 도가道家의 성인이라 일컫는 노자의 <도덕경>에는 “영예를 얻고 총애를 받더라도 기쁨에 도취되지 말고, 이를 잃더라도 전전긍긍하거나 근심하지 않아야 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권력이나 영리는 득과 실의 경계가 끊임없이 바뀌고 세상의 모든 만물도 시공의 차이에 따라 변화를 거듭하기 때문입니다.      

지도자에게는 삶을 대하는 품위 있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도가에서는 “영광에는 겸손하고 치욕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자세”를 품위 있는 태도라고 말합니다. 현명한 사람은 영광이나 치욕에 들떠 경거망동하거나 일희일비一喜一悲 하지 않습니다.      

또한 지도자는 타인을 리드하려고 하거나 간섭하려 하지 않아야 합니다. 노자가 강조하는 ‘무위無爲’란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드러나지 않게 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현명한 지도자란 자신이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아랫사람이 느끼지 않게 하고 다만 큰 방향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는 뜻과도 통하는 말입니다.      

지도자는 자신의 이익을 고려함에 있어서도 보편적인 가치에 헌신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인간과 세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깨달음을 통해 발전할 수 있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함에 있어서도 내가 과연 옳게 판단하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자신에게 되물어야 합니다.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 역시 나의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고 주위의 환경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도자는 두 개의 눈으로 두 번을 들여다보고, 두 개의 귀로 두 번을 자세히 듣고, 한 개의 입으로 단호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타인을 이끌어가야 하는 위치에 있는 만큼 지도자는 누구보다 많은 지식과 지혜를 갖추어야 합니다. 지도자가 책을 읽지 않는다면 깊이를 갖기 어렵습니다. 만일 그 지도자의 서재에 갖춰진 책이 볼 폼 없다면 그에게서는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책이 지식의 전부는 아닐지 몰라도 그만큼 세상을 이해하는 폭과 깊이를 주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지도자를 만나게 되는가에 따라 우리의 미래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직접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지도자를 선택하는 것은 오로지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니 미래에 대한 열쇠도 이미 우리 손에 쥐어져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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