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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봄 Feb 11. 2022

낭만시인의 좌충우돌 집짓기

- 프롤로그

현관 입구와 마당이 보이는 전경


솔직히 말하면 저런 집이 탄생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여자 혼자, 그것도 현장소장도 없이 지인의 도움만으로 집을 짓는 무모함을 감행한 것은 다분히 즉흥적이고 낭만을 꿈꾸는 시인의 기질 때문이었음을 고백할 수밖에 없다. 

머릿속에 아무런 이미지도 갖지 못한 상태에서 무작정 도전했던 일이었기에 완성까지 갔다는 것만 해도 대단히 성공한 일이다. 돌이켜보니 하루하루가 난감함의 연속이었고 하루하루가 막막함의 연속이었지만 그래도 직접 내 손으로 지었기에 더 애착이 가는 집이다. 


누군가는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탓하기도 했지만 집을 짓겠다고 마음 먹은 것부터, 아니 저 땅을 사겠다고 덤빈 것부터가 현실적이지 않은 일이었다. 아무런 사전 정보도 없이 무작정 도전했던 용감무쌍, 아니 무모한 내 집짓기는 그래서 처음부터 울퉁불퉁이었기 때문이다. 


그 울퉁불퉁했던 과정들이 정말 나처럼 아무것도 모른 채 집짓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유용한 정보들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집 한 채 지으면 십년은 늙는다고 하는데 그 말이 무슨 뜻인지도 이젠 안다. 어쩌면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혹시 기회가 되어 집을 짓게 된다면 나처럼 십년이 아니라 한 오년만 늙을 수 있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이 글을 시작한다. 


이 글에서는 토지구입에서부터 집 짓기까지 과정을 담을 것이다. 현장에서 소통하며 배운 정보들과 그 정보들을 어떻게 적용했는지도 이야기할 것이다. 혹여 나처럼 무대뽀 정신으로 집을 짓고자 하는 이가 있다면, 이 글이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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