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인간다움

[인간이 인간답다는 것-2]

2. 분수를 지키는 것

by 산들바람

분수(分數)


[명사]
1. 사물을 분별하는 지혜.
2. 자기 신분에 맞는 한도.
3. 사람으로서 일정하게 이를 수 있는 한계.
[유의어] 분별, 분별력

ㅡ 출처 : 네이버 한자사전






곱게 자란 공주 꼰대, 라는 별명을 가진 사람과

제대로 얽혀 고생한 적이 있다.


겉으로는 민주, 평화, 평등, 협동, 수평적 관계, 공감, 위로, 힐링을 말하는 우아하고 교양있는 모습이었으나


자신을 따라다니다 보면 한 자리는 꿰찰 수 있지 않겠냐는 뉘앙스로

주위의 사람을 소위 '시다바리'로 만들고, '시다바리'가 고되게 쌓은 공을 가로채는

이대 국문과를 졸업. 남편이 어느 회사의 사장인.

강남에 살면서 스스로 강남좌파라고 떠드는

꼰대


자신은 나서고 싶지 않은데 주위에서 하도 떠미니 하는 수 없이 리더 역할을 한다며

어디를 가든 자신을 질투하는 상대가 있어 힘들다며 풀이 죽은 척 하는

'강남에 사는데 의식까지 있으니 겪는 일 아니겠냐'며

자신에게 쓴소리하는 상대를 자존감 낮은 사람으로 찍어누르는

꼰대.


이상한 건 그렇게 자존감이 높은데도 몸이 돌아가며 아프다는 거였다.


그녀가 밥그릇 앞에서 어떻게 돌변하는지 모를 땐,

그녀의 풍부한 지식과 겸손한 태도를 닮고 싶어서 멘토로 여겼다.

그러나 돈과 명예를 전리품 삼으면서

좋은 사람인 척 위선을 떠는 걸 곁에서 직관하다보니 왜 아픈지 알 것 같았다. 심보가 고약한데 착한데다 우아까지 해야하니 그 속을 얼마나 태웠을까.


속물이면 어떤가, 자신을 움직이는 에너지가

돈과 명예임을 인정하고 자신의 분수를 지켰다면(스스로 좋은 사람이라는 틀에 갇히지 않았다면)

곱게 늙은 공주 꼰대라는 오명은 쓰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돈과, 자신이 책임질 수 있을 만큼의 명예를

넘어서 욕심을 내면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 큰 해악을 끼친다.


이대를 나오진 않았지만, 든든한 배경도 없지만, 부족한 점이 아주 많지만

혜를 쌓고 경륜 닦기에 게으름 피우지 말아야지.


그런 어느 날, 공주 꼰대와 같이 후배와 밥그릇을 놓고 싸우는 처지가 됐을 때

공주 꼰대와 같은 오만함이 아닌 후배가 일할 수 있도록 자리를 내어주는

어른다운 어른으로 분수를 지키며 살고 싶다.




* 아시모프의 로봇 공학 3원칙은 로봇 소설의 근본이 되는 것으로 이후 많은 과학소설뿐만 아니라 SF영화에서도 사용되었다. 이 원칙은 첫째, 로봇은 인간을 해치지 않는다. 둘째, 로봇은 제1원칙에 위배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인간의 명령에 복종한다. 셋째, 로봇은 제1원칙과 제2원칙에 어긋나는 경우를 제외하고 자신을 방어 해야한다.


- 김경옥의 <필립 딕의 과학소설 연구 : 5, 60년대 장, 단편소설에 나타난 문화, 역사, 실재> 中에서 발췌






4차 산업 시대, 로봇으로 인해 인간의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니 로봇에 관한 보이콧도 있지만,


아시모프의 공학으로 보자면 로봇이 공주 꼰대보다 나은 점이 있겠다.

로봇은 인간을 헤치진 않는다는 제1원칙이 있으니

그녀처럼 남의 밥그릇을 탐내지 않겠지.


로봇보다도 덜 진화된 공주 꼰대가 하루라도 빨리 자신의 분수를 알고 몸가짐을 바르게 하여

더는 아픈 데가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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