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응원가 2
불면의 고통을 삭이길 여러 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길이 하나만 있는 건 아니라는 깨달음을 준 책을 만났다. [죽음의 수용소에서]을 지은 빅터 E. 프랑클은 말했다. 삶에 어떤 의미가 있다면 고통에도 어떤 의미가 있다고. 내가 겪은 고통을 극복해서 언젠가 나와 같은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에게 작은 희망이 될 수 있다면, 덤으로 사는 인생. 이보다 더 큰 의미가 있을까! 그렇게 기운 차렸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다.
결혼해서 아기 낳고 평범하게 살고 싶었다. 그렇게 평범하게 살아남아 ‘나의 형벌 극복기’를 쓰고 싶었다. 그러나 평범하게 살기엔 많은 것을 잃어버린 터였다. 수면제를 먹는다는 건 임신을 할 수 없다는 것. 약을 끊으려는 지난한 노력에 번번이 실패하는 나. 이보다 더 사랑할 순 없겠다, 싶었던 사람과 헤어진 후 받아들였다. 최선을 다해 사랑했고, 최선을 다해 병을 이기려 했고, 최선을 다해 졌으니. 평범한 삶을 동경하는 건 이만하면 됐다, 하고.
노래를 마친 43호는 Again(다음 무대가 궁금하니 통과) 3개를 받고 탈락했다. 43호는 Again을 하나도 못 받을 거로 생각했는데 3개나 받았구나, 하고 마음을 놓은 것 같기도. 엷게 웃는 걸 보니 다행이라고 여기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런데 성대 결절을 앓았던 슈퍼주니어의 규현이 긴 시간 흐느껴 울었다. 장내가 숙연해지고. 43호도 결국 고개를 들어 눈물을 훔쳤다. 그것도 잠시, 그는 멋쩍은 듯 헛기침한 뒤 다시 미소 지었다. 이선희 심사위원이 입을 달싹말싹, 말을 쉬이 꺼내지 못했다. 그녀는 북받치는 감정을 눌러 삼키듯 한마디 한마디 꼬옥 꼬옥 눌러 말했다.
“43호 님, 아직 성대 결절이 다 치료된 건 아니네요. 그 상태로 오늘 최선을 다해서 노래 불러주신 거에 감사드립니다. 노래하기 위해 사실은……. 3~6분, 짧은 시간을 준비하기 위해서 굉장히 많은 시간을 컨트롤해서 그 무대에 올라야 하는데. 결절인 상태에서 끝까지 노래 부르는 걸 보고 43호 님의 의지가 어떤 건지 충분히 느껴졌어요. 내가 멈추지 않는 한 실패란 없어요. 내가 그걸 계속해서 밟고 있다면 놓지 않는 순간까지 나는 계속 가고 있는 과정입니다. 목표하는 데 닿을 때가지 놓지 않기를 응원합니다.”
43호는 그녀의 응원을 가슴에 새기듯 눈을 반짝이며 집중했다. 43호에게 주어진 시간은 이렇게 끝나고 이승기가 “43호 당신의 이름을 불러주세요”라고 말했다.
“저는 가수 김현성입니다.”
3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