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담배 할 수 있는 나이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라고 소문난 곳에서 일한 적이 있다.
낮에는 공부할 요량으로 18시에 업무를 시작해서 다음 날 01시까지 일했다.
12월 31일이 되면 22시부터 전화가 폭주했다.
도로 교통상황, 길 안내, 맛집 추천, 일출 시각
보신각 타종으로 인한 교통통제, 무정차 버스 노선과 지하철 연장 시간 등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얘기다.
그중에 12월 31일 자정쯤이 되면 단골 같은 전화가 많았다.
"제가 고3인데요. 지금 술 마셔도 되나요?"
질문의 요지는
지금 고등학교 3학년인데 1월 1일 새해가 됐으니 술집에서 술을 마셔도 되냐는 소리다.
* 만 19세가 되어야 성년이니 안 된다는 친구와
* 만 19세가 되는 해(20살) 1월 1일부터 술 마셔도 된다는 친구들이
입씨름하다가 확실히 하려고 전화한 것이다.
청소년 보호법에 따른 답은 후자이다.
"네~ 2004년생이면 1월 1일 00시부터 가능합니다."
그러면 웅성웅성하던 소리가 환호로 바뀌면서
"감사합니다."
신난 목소리로 전화를 끊었다.
(후훗.. 안 된다고 하면 안 마실 건가?? ㅋ)
올해 2004년생이면 보신각 타종이 끝나고 술집 출입이 허락된다. 담배도 피울 수 있다.
청소년 보호법 4조 2항에 의하면
>청소년이 유해한 매체물 또는 유해한 약물 등을 이용하고 있거나 -중간생략 - 알게 되었을 때는 이를 제지하고 선도할 사회적 책무가 있다.
라는 내용이 있다.
달리 말하면 2004년생은 어른들의 잔소리 없이 술 마셔도 된다. 하지만,
그렇다지만, 그들이 취하는 건 말리고 싶다.
그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안전한 세상 앞에 무능한 어른이 너무 많으니까.
무능한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더는 다치거나 아픈 사람이 없길 바라니까.
마셔도 딱 기분 좋을 만큼만 마시길
그래서 내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